본문 바로가기

페이스북에서 퍼나른 글 모음188

일요일 오전 일요일 오전 모처럼 밀린 일 좀 하려고 왔더니, 아래층에서 사무실 뜯어고친다고 난리다. 두두두두두 하는 기곗소리가 벽과 천장을 타고 올라와 내 머리뼈와 등뼈를 마구 흔든다. 틀니마저 흔들리는 것 같다. 아구구, 글렀다. 라디오를 켠다. 엠비시미니 '올댓뮤직'을 틀어본다. 알아듣지.. 2019. 1. 27.
고마운 사람들 아침 5시 50분 시계 소리를 듣고 반사적으로 눈을 떴다. 사위가 고요했다. 눈 뜨자마자 페이스북에 들어갔다. 이건 3년쯤 된 습관이다. 눈 이야기가 보인다. 서울도 아니고 경기도도 아니고 강원도도 아닌 경남, 진주의 눈 이야기다. 나보다 먼저 새벽을 열어젖힌 친구들의 실시간 중계가 이.. 2014. 12. 8.
창틀 지은 지 30년은 족히 넘었을 우리 아파트의 창틀은 10년 전쯤 우리가 이사 올 때부터 삐거덕거렸다. 삐거덕거리면서라도 제대로 닫히기만 하면 그나마 견딜 만했을 텐데, 숫제 사개가 맞지 않아 겨울이면 넓은 틈새로 달려 들어오는 찬바람을 막을 길 없었고, 여름에는 방충망 찢어진 곳을 .. 2014. 10. 21.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를 읽는다. 책 표지 왼쪽 아래에 조그맣고 까만 글씨로 ‘천년/전부터/당신에게......’라고 적혀 있다. 천 년 전부터 이미 밤이 우리에게 선생이더라는 말이다. <진주문고>에 가서 책 이름을 들먹이자 1초도 안 돼 집어 준다. 돈 받는 데 바로 앞에 몇 권 쌓.. 2014. 10. 21.
어떤 하루 개교기념일이라고 하루 쉰다. 마침 비가 온다. 7:50 중2 아들을 태워준다. 보통 땐 자전거 타고 가고 비올 땐 걸어가는 길이다. 예전엔 비오는 날이면 자주 태워주곤 했는데, 출근 시각이 8:00으로 조정되고 나서는 처음이다. 8:00 진공청소기를 돌린다. 방 세 개와 거실을 훑는 데 5분이면 충분.. 2014. 10. 21.
고종석의 문장 고종석이 말하는 글쓰기 강좌를 두 권 다 읽었다. 책 뒤표지에 있는 "글 쓰는 삶은 생각하는 삶이고, 생각하는 삶은 좋은 삶이다"라는 말이 와닿는다. 그의 해박한 지식도 배울 점이고, 문장에 대한 대부분의 지적도 배워야 할 것들이다. 이견이 별로 없다. 우리말의 미래를 암울하게 내다.. 2014.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