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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아리랑32

이 세상 가장 행복할 그들에게 8월 14일은 특별한 날이 되었다. 광복절 하루 앞날이다. 택배 없는 날이다. 8월 12일 시작한 나의 여름 휴가 마지막 날이다. 국가적·민족적으로 중요한 날이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날이고 개인적·가정적으로 중요한 날이다. 중요한 일이 이렇게 겹치면 그냥 특별한 날이 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더 있다. 극단 큰들 배우 가운데 최샛별 씨는 지난해 6월부터 배우로서 활동을 하지 못했다. 아기를 임신하고 태교하고 출산하고 키우느라 마당을 잠시 벗어난 것이다. 그러고서 벌써 1년 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 이날은 최샛별 씨가 다시 마당으로 복귀하는 날이다. 모르는 사람은 통 모르겠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 사건은 8월 14일을 ‘더욱’ 특별한 날로 만들어 준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최샛별 씨는 2006.. 2020. 8. 16.
우리 가족은 큰들 팬 일상이 피곤의 연속이다.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쳤다. 피곤한 까닭은 여럿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과 정신 자세 때문이다. 마음이 잘 다스려지면 덜 피곤할 텐데. 정신 자세를 조금만 바로 잡으면 피곤한 상황을 피할 수 있을 텐데. 이런 게 잘 안 된다. 쉰네 살 살면서, 철들고 삼십삼사 년 살면서 늘 모자라고 어긋났다. 피곤하다는 말에는 이 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슬프게 하는 비상(砒霜)이 들었다. 7월 둘째 주 주말 저녁 큰형님 집 옥상에 가족이 모였다. 장어를 구워 먹었다. 돼지고기도 구웠다. 어머니 모시고 형제 셋이서 술을 마셨다. 마침 구름이 햇살을 가려주고 멀리 월아산에서 바람이 불어와 준 덕분에 참 시원하고 상쾌했다. 말 나온 김에 다음 주엔 본가에서 백숙을 해 먹자 했다. 백숙 .. 2020. 7. 19.
극단 큰들 ‘막공팀’ 첫 공연을 보고 새로운 역사를 쓰는 큰들 마당극 전문 극단 큰들이 또 하나의 역사를 쓴다. 큰들이 현재 공연하는 작품은 , , , 이다. 7월에는 완전 새로운 작품 을 선보인다고 한다. 이 외에도 , 도 가끔 공연한다. 이 작품들은 16명의 배우들이 연기한다. 이규희, 송병갑, 김혜경, 박춘우, 하은희, 류연람, 김안순, 김상문, 안정호, 최샛별, 오진우, 이인근, 박정민, 조익준, 홍수완, 김가람 씨가 그 주인공이다. 개인 사정으로 배역에서 빠지기도 하고 빠졌던 배우가 돌아오기도 한다. 배역이 바뀌기도 한다. 작품 속에서는 한 배우가 한 가지 주인공을 연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여러 가지 역할을 소화한다. 한 사람이라도 자기 역할을 까먹거나 실수하면 큰일난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짜인 각본대로 빈틈 없이 움직이고 소리.. 2020. 5. 31.
극단 큰들의 마당극에서 배우는 것들 2018년 12월 20일 발행한 (사)경남민예총 9호에 실은 원고입니다. 글 쓴 때는 2018년 9월 30일쯤입니다. 이렇게 미리 밝히는 까닭이 있습니다. 읽어보시면 압니다. 안 읽어보시면 모릅니다. 몰라도 됩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 없는 큰들 마당극이기에 1년 반이나 지난 오늘에서야 공개합니다. /이우기 나는 ‘극단 큰들’(http://onekoreaart.or.kr, 055-852-6507)의 자랑스러운 후원회원이다. 내는 후원금도 적고 후원한 기간도 이제 겨우 2년 남짓밖에 안 됐지만 어쨌든 명예로운 후원회원이다. 2018년 5월 19일부터 9월 30일까지 넉 달 동안 극단 큰들 마당극을 스무 번 보았다. 아홉 번, 일곱 번, 네 번이다. 은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촌 잔디마당 상설공연과 제18회 .. 2020. 4. 18.
울다가 웃게 만드는 신묘한 재주-큰들의 마당극 2019년 11월 20일 저녁 진주시 칠암동 ‘모두의 아지트’에서 큰들문화예술센터 전민규 예술감독의 ‘큰들 이야기’ 강연회가 열렸다. 한 해에 100회가량 공연하는 큰들 마당극 작품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고 했다. 그 가운데 마음에 확 와닿는 건 “열 번 웃기고 한 번 찡하게 한다.”라는 말이었다. 마당극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이 말에 백 번 공감할 것이다. 자영업자든 직장인이든 농민이든 어민이든 도시노동자든 가정주부든 학생이든 공무원이든 정치인이든, 누구든 일상의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 억압 받는 감정이 있고 짓눌린 욕망이 있다. 이런 것을 그때그때 잘 풀어버리면 건강하게 장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 풀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저녁에 술자리를 찾고 주말에 관광지로 .. 2020. 4. 11.
2020년 극단 큰들의 마당극 공연을 기다리며 마당극 전문 극단 ‘큰들’은 1984년에 탄생했다. 당시 이름은 ‘물놀이패’이다. 첫 창립 공연 작품은 소설 ≪백정≫으로 유명한 정동주 씨가 쓴 마당극 이다. ‘물놀이패’는 1985년 ‘놀이판 큰들’로 이름을 바꾼다. 마당극 , 을 공연했다. ‘놀이판 큰들’에서 ‘큰들문화예술센터’로 단체 이름을 바꾼 건 1997년이다. 그동안 극단 큰들이 창작 공연한 ‘마당극’을 훑어보면 대강 이렇다. 이 내용은 큰들문화예술센터 누리집을 참고했다. 묶음표 안의 연도는 마당극 창작 연도를 가리키는 듯하다. , (1987), , (1988), (1989), (1990), (1991), (1992), (1996), (1997), , (1998), , (1999), (노동극), (환경극), (언론극)(2001), , (2002.. 2020.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