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하고 소소한 일상392 2024년 나에게 일어난 이야기 2024년 나에게 일어난 이야기 2024년을 돌아본다. 많은 일이 일어났다. 나에게도 그렇고 직장에도 그렇고 나라에도 그러하다. 나랏일은 입에 올리기 민망하다. 해마다 이맘때 한 해를 돌아보며 잘못한 일을 반성하고 내년에는 더 잘하리라 다짐해 왔다. 돌아보면 해마다 아쉬움과 함께 반성만 늘었을 뿐 스스로 대견하거나 뿌듯한 일은 별로 없다. 나이 들어갈수록 더한 것만 같다. 자신에게도, 가족에게도, 직장동료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미안함만 늘어난다. 2024년을 돌아본다. 사실 며칠 동안 올해 나에게 일어난 일을 골똘하게 생각했다. 기록에 남길 만한 일이 몇 가지 없다. 그것도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그래도 적어 놓는다. 1. 자동차를 바꾸었다1997년 아벨라를 샀었다. 10년을 조금 채우지 못하고 팔았다.. 2025. 1. 1. 만남 이별 한번 하고 나서 새로운 인연이 찾아왔다. 작고 야무지게 생긴 녀석이다. 흰색과 검정색이 조화롭다. 겉보기와 달리 안은 넓다. 오르막길에서 쇳소리가 크게 들린다 하고, 고속도로에서는 큰 차 옆을 조심하라고 하고, 기름을 많이 먹어 레쿠스라고 한다고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바퀴만 잘 굴러가면 된다.내 인생 네 번째 자동차이다. 짧게 잡으면 10년, 길게 잡으면 20년 정도는 함께할 것 같다. 어쩌면 인생 마지막 자동차일 수도 있겠다. 운전 버릇 고칠 터이니 부디 안전하고 행복하게 잘 동행해 주면 좋겠다. 애지중지 금지옥엽 쓰다듬고 닦아줄 터이니 나랑 잘 지내보자. 반갑다.2024. 11. 21.(목)이우기 2024. 12. 1. 덕분 섣달 첫날 아침 떡국을 먹는다. 저녁에 아내가 떡을 미리 불려 놓은 덕분이다. 굴을 깨끗이 씻어서 잘 보관해 준 덕분이다. 굴에 미리 소금을 간하여 밍밍하지 않고 감칠감칠했다. 아내 덕분이다. 저녁 모임 마치고 축협하나로마트에 갔다. 달걀과 두부와 굴을 샀다. 소고기도 샀다. 찬바람 부는 건물 모퉁이 돌 때 문득 머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이맘때 먹고픈 떡국이 생각났다. 바람 덕분이다. 보통 때 견주면 늦은 7시에 일어나 떡국을 끓인다. 맹물에 맛선생 하나 넣고 떡 넣고 두부 넣고 굴 넣고 호박 넣는다. 소고기는 다음에 무국에 쓰기로 한다. 달걀은 마지막에 풀고 김은 국을 푼 뒤에 썰었다. 시장 떡집에서 일하는 큰형수는 이따금 팔고 남은 떡을 갖다 준다. 가래떡도 있고 떡국떡도 있다. 일부러 사 먹.. 2024. 12. 1. 위로 마음이 답답하고 정신이 흐릿했다. 지나온 길에 자신이 없었고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았다. 발아래만 내려다보며 한숨 쉬기 일쑤였다. 안갯속에서 길 잃은 영혼이 되어 속울음을 삼키었다. 몇 달간 그랬다.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니었다. 위로가 필요했다. ‘뚜벅뚜벅’ 공연을 보러 갈까 술집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마음을 먹었다. 관람료 1만 원을 입금하고서야 좌고우면에서 벗어났다. 일 마치고 차를 몰았다. 익숙한 길을 낯설게 보면서 달렸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누어 1시간 동안 이어졌다. 한 곡 한 곡마다 가수들은 관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관객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맞추어 받아들일 수도 있다. 나는 2부 노래들에 매료됐다. 뚜벅뚜벅 걷다 보니.. 2024. 11. 29. 이별 2007년 4월 19일 만났다. 17년 7개월 나와 함께했다. 제주와 강원을 빼고는 전국 어디든 갔다. 25만 2000킬로미터쯤 달렸다. 사고는 많았다. 다행히 사람 다치는 사고는 한 번도 없었다. 버릇 나쁜 주인 덕분에 고속도로, 국도에서는 과속했고 방지턱도 힘차게 넘어야 했다. 산길, 논길, 들길을 가리지 않았다. 병이 났다. 큰 병은 아니다. 스스로 문이 잠긴다거나 유리창이 자꾸 위로 닫히려고 하는 등 조금 웃기는 고장이다. 내비게이션도 조금 이상하게 작동한다. 이런 데 익숙해져서 낭패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사이 이런저런 부품을 많이 수리하고 교체했다. 앞뒤 범퍼도 한 번씩 갈았다. 2022년 5월 말 전기차 살 때 바로 이별하려다가 3년만 더 함께하자 했다. 그러고서 3년이 흘렀다. 아직은 .. 2024. 11. 19. 20년 2004년 3월 1일 현재 직장에 왔다. 2024년 3월 1일 20년이 되었다. 오늘 개교기념식에서 20년 근속상을 받았다(행사장엔 가지 않았다). 먼저, 과거와 현재 동료들이 참 많이 고맙다. 돌아가신 어버이와 모든 가족 덕분이다. 첫 직장까지 합하면 32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다. ‘밥벌이의 지겨움’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내가 한 일 즉, 내가 쓴 글과 내가 한 말이 어떤 이에겐 도움이 되었겠지만 어떤 경우엔 화살이 되었을 것이다. 그저 널리 이해해 주길 바란다. 점심 먹고 들어오니 책상에 꽃이 놓여 있다. 내 얼굴이 나오는 사진도 있고 뒷면에는 진심이 담긴 인사글이 적혀 있다. 한참 서 있었다. 창밖을 보았다. 메타세쿼이아는 노릇노릇 가을을 담고 하늘은 청청명명 세월을 안고 있다. 목이 말랐다. 용.. 2024. 10. 16. 이전 1 2 3 4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