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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돌보기 형제들이 아버지 산소 돌보기로 오래전 약속한 날이 오늘이다. 아침은 대충 때웠다. 큰형님 태우고 가다가 동생도 태웠다. 도착하니 8시 5분이다. 형님이 준비한 떡, 생선, 사과, 배를 진설하고 술 따른 뒤 절했다. 멧돼지들이 지렁이 파 먹느라 산소 여기저기를 파헤쳐 놓았다. 잡초도 제법 많았다. 제초제를 뿌리기로 하고 다시 시내로 왔다가 농약 가게 들렀다가 갔다. 그사이 동생은 멧돼지 흔적을 갈무리했다. 11시 30분쯤 물러났다. 맑고 더운 날이었다.금산에 있는 횟집에서 도다리와 숭어를 먹었다. 회는 부드러웠다. 된장에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린 덕분에 회가 더 맛있어졌다. 운전을 해야 하는 처지라 맹물을 들이켰다. 매운탕도 맛있었다. 걸쭉하고 깊었다. 반찬도 좋았다. 창 밖에선 벚꽃잎들이 바람에 흩날렸다.. 2024. 4. 28.
파묘 영화 를 보았다. 내가 영화를 본 4월 25일엔 엠비씨네에서 단 한 번 상영했다. 8관이었는데 관객은 나 혼자였다. 예매할 땐 서너 명 더 있었던 것 같은데 모두 취소한 모양이다. 관객 수가 1182만 1157명(4월 26일 오전)이라고 하니 대략 1182만 몇 번째 되지 않을까.처음엔 긴장했다. 어릴 적 보던 만큼은 무서웠다. '이 영화의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까' 생각하며 집중하여 보았다. 일본 귀신이 등장할 때부터 긴장이 풀렸다. 관객이 놀라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음악이 커져도 놀라지 않았다. 웃음이 나왔다고나 할까. 이야기를 미리 조금 알아버린 탓이겠지.과학으로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힘든 신비스러운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더러 본다. 나는 귀신이나 혼령이 있다고도 없다고도 생각한다. 있다고 하면 있고.. 2024. 4. 28.
자전거 자전거를 한 대 얻었다. 동문회 체육대회에 참가한 덕분이다. 동네 나불천 근처를 두어 번 돌아보았다. 자전거방 가서 플래시를 사고 물받침을 달았다. 사무실까지 달려보기로 했다. 일요일이니까. 8시 5분에 집에서 출발하여 40분에 칠암동 사무실에 도착했다. 엉덩잇살이 아프고 허리도 욱신거린다. 등에는 땀이 난다. 운동 효과는 있는 것 같다.자전거를 가진 적이 띄엄띄엄 있었지만 열심히 타지 않았다. 엉덩이 아프고 허리 아픈 걸 왜 타는지 몰랐다. 방치되다시피 한 자전거는 어느새 없어졌다. 제대로 타 보려고 고르고 골라 좋은 걸 산 적은 없다. 누가 주거나 행사 기념품으로 받은 게 전부였다. 그러니 애정이 갈 리 없었다.형과 동생은 초등학생도 되기 전에 자전거를 잘 탔다. 아버지가 짐바리를 잡고 함께 달리다가.. 2024. 4. 28.
<찔레꽃> 6회 연속 공연 5월이다. 아직은 4월이다. 하지만 곧 5월이다. 5월엔 노는 날이 많다. 어린이날 앞뒤로 사흘 연휴가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은 스승의 날과 겹쳤는데 수요일이다. 그다지 많은 휴일이 아닌데도 달력에 빨간 날만 보면 마음이 설렌다. 몸도 마음도 쉬고 싶다는 뜻이다. 몸은 57년 동안 쉬지 않고 걷고 달리고 뛰고 눕고 일어서느라 많이 닳았다. 마음은 줄잡아 35년 이상 허겁지겁 조심조심 안달복달 노심초사 살아내느라 지쳤다. 빨간 날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몸과 마음을 달래고 위로할 무엇인가 필요하다. 극단 큰들의 마당극 이 있다.  큰들은 “잠시만 멈춰서 귀 기울여봐요. 몸과 마음이 하는 말. 동의보감 힐링극 ”이라고 이 작품을 소개한다. “‘내 몸과 내 마음이 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내 마음이 건강해.. 2024. 4. 28.
진주대첩 영웅들과 남명 극단 큰들의 은 남명 조식(南冥 曺植, 1501~1572) 선생의 일대기를 1시간 마당극으로 압축, 제작한,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남명이 살던 시대의 어지러운 정치 상황, 먹고 살기 위해 도적이 될 수밖에 없는 백성들, 남명이 제자를 문무 겸비한 선비로 가르치는 모습, 임진왜란이 터지자 ‘경의(敬義)’ 깃발을 들고 싸움터로 달려가는 제자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비장한 장면이 많다. 숨 막힐 듯한 긴장도 있고 가슴 터질 듯한 울분도 있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극의 주제가 우리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당극을 관람하는 1시간 시종일관 재미있고 즐겁게 공연을 즐긴다. 그것은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에 묻어나는 해학적이고 익살적인 장면들 덕분이다. 진지한 장면 때문에 숨이 막힐 듯하.. 2024. 4. 13.
돌아온 마당극 돌아왔다. 봄이 돌아왔다. 매화 목련 진 자리에 개나리 진달래가 피었다. 봄바람 타고 민들레 홀씨 날아가고 벚꽃잎도 난분분 난분분 흩날린다. 그리고 돌아온다. 극단 큰들의 마당극이 드디어 돌아온다. 2023년 12월 18일 이후 115일 만에 마당극이 돌아온다. 도다리쑥국 향기 안고, 미나리 무침 아삭함 보듬고,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4월 12일(금) 오후 5시 30분 사천 서포 비토섬 별주부전축제장에서 을 공연한다. 올해 첫 공연이다. 해거름녘 바닷바람 쐬면서 멋진 공연 보면서 손뼉 치며 웃고 떠들고 싶다. 4월 13일(토) 오후 1시엔 산청 동의보감촌 주제관에서 을, 오후 2시엔 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을 공연한다. 같은 날 잇따라 두 작품을 공연한다는 건 큰들에 공연단이 2팀 있다는 말이다. 다 아.. 2024.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