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08 (008) 통영에서 추석을 추석 연휴를 통영에서 놀았다. 차례 지내고 점심 먹자마자 아내와 함께 통영으로 달렸다. 루지를 타고 싶었다. 루지는 낭만이었다. 젊음이었고 장난이었다. 어릴 적 냇가에서 썰매 타던 기억이 났다. 언덕 위 무덤 옆에서 비닐 포대를 탄 기억도 떠올랐다. 그런 기억을 간직한 늙수그레한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기억이 전혀 없을 듯한 젊은이들이 훨씬 더 많았다. 젊은이보다 더 어린 아이들이 훨씬 더 많았다. 그러니까 나 같은 사람의 놀이터는 아니었다. 나 같은 사람은 손자손녀와 놀아주기 위해 찾아왔다고 하는 게 맞을 듯했다. 3만 4000원을 내고 세 번을 탔다. 두 명이었으니 6만 8000원 아닌가. 비쌌다. 다음에 또 탈지 말지 모르겠다. 이순신 장군을 다시 만났다. 한산대첩광장과 이순신공원에 갔다. 말.. 2026. 10. 2. 노트북 공책 같이 생긴 슬기틀을 '노트북'이라고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학생들이 주로 쓰는 공책은 '노트'라고 한다. 말이 바뀌었고 글이 바뀌었다. 받아들이자니 속이 쓰리고 안 받아들이자니 대화가 안 된다. 오랫동안 애지중지 쓰던 노트북이 갑자기 사망했다. 수많은 사진과 영상과 원고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데 말이다. 오래 썼고 그동안 점검 같은 건 하지 않았다. 받아들이자니 속이 쓰리고 안 받아들이자 해도 어쩔 도리가 없다. 10여 년 전 30만 원 정도 준 것 같다. 중고였다. 단종된 지 꽤 오래됐지만 그동안 참 말 잘 듣던 친구였다. 사진과 영상과 글을 어떻게 다시 빼내 오느냐라는 숙제가 남았다. 친구를 잘 보내는 길이라 생각한다. 노트북 없이는 살 수 없는지라, 긴급하게 새 노트북을 주문했다. 챗지피티에.. 2026. 9. 30. (007) 루지와 다찌 추석 연휴 아닌가. 나흘은 길다. 아니, 짧다. 펑퍼짐하게 하염없이 퍼져도 좋을 시간인 듯한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리에겐 월요일이 시시각각 다가온다. 알고 있다, 당연히. 더 오래 쉬는 직장도 있겠지. 너무 펑퍼짐해질세라, 행여 월요일을 놓칠세라 호시탐탐 우리를 노려보는 그 무엇이 있다. 일상의 긴장이라고 해둔다. 작은추석에는 큰들 마당극 을 보고, 큰형 집에 가서 잘 삶은 돼지고기수육을 비롯한 다양한, 맛난 음식으로 한잔했다. 오래전 아버지 살아계실 땐 소주 한 상자씩 먹었다. 일찍 귀가하여 여차저차 우리 집까지 찾아온 포도주(와인이라고도 하지) 한 잔 마신 뒤 그대로 뻗었다. 추석에는, 집에서는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 산소에 10시에 모두 모였다. 술 따르고 절하고, 술 따르고 절하고, 술 따.. 2026. 9. 25. (006) 고요하고 조용한 아침 일찍 깼다. 노환이다. 씻고 밥 먹고 설거지하고 나니 7시다.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으면 뭐하나 싶어 사무실 나왔다. 출근하는 데 3분 정도 걸린다. 아내가 만들어 준 차를 우린다. 차 이름은 모르겠다. 큰들 이름이 박힌 하얀 잔이 예쁘다. 따뜻한 물을 부으면 파랑이었다가 식으면 군청으로 변한다. 재밌다. 통영에 있는 출판사 남해의봄날에서 펴낸, 김탁환의 를 봄날의책방에서 샀다. 봄날의책방은 남해의봄날이 운영하는 책방인 줄 안다. 산 지 한 달은 넘었다. 는 화가 이중섭이 통영에 살 때의 이야기인 줄 안다. 차 마시며 책 읽으며 9시를 기다린다. 고요하고 조용해서 좋다. 바쁜 일이 줄지어 기다리지만 짐짓 모른 척 미뤄두고 여유를 부리는 가을 아침이 참 좋다. 2026. 9. 22.(화)이우기 2026. 9. 22. (005) 미륵산 케이블카 보통 사람들은 ‘통영’이라고 하면 무엇이 생각날까.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을 떠올리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굴을 좋아하는 사람은 우리나라 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통영을 모를 리 없겠지. 충무김밥을 떠올리는 사람은 도시 이름은 ‘통영’인데 왜 ‘충무김밥’이라고 하느냐고 반문할 만하다. 더불어 ‘오미사꿀빵’도 입맛을 자극한다. ‘동피랑, 서피랑, 디피랑’에 한번이라도 다녀온 사람은 전화기에 간직한 사진을 평생 들여다보며 그 추억을 회상하겠지. 박경리 선생의 무덤이 통영에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통영이 ‘문학의 고향’이라는 사실도 제법 잘 알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가 더 있다. 바로 ‘미륵산 케이블카’이다. 케이블카 타고 올라간 미륵산 자체를 기억할 수도 있겠군. 케이블카 아래에 위치한 ‘루지’.. 2026. 9. 21. 한 장면 9월 20일이면 가을이다. 가을이면 낮 기온은 24도 안팎이라야 맞다. 32도까지 올라간 건 너무했다. 이상기후, 지구온난화라는 말을 예사로 들을 일이 아니다. 아무튼 한여름 같은 가을가을한 날 산청군 단성면 남사예담촌으로 갔다. 극단 큰들이 이른바 을 공연하기 때문이다. 그것뿐만은 아니다. 아내와 가을 나들이를 즐기기 위한 계획도 있었다. 가을 나들이를 가려고 하는데 마침 큰들이 도보극장을 하는 것인지, 큰들이 도보극장을 하기에 마침 나들이할 생각이 난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11시쯤 집에서 출발하여 남사예담촌 마을에 있는 아무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고 오후 1시에 시작하는 도보극장을 즐긴 뒤 돌아올 생각이었다. 그리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곳,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 아닌가. 어느 영화.. 2026. 9. 20. 이전 1 2 3 4 ··· 2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