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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전28

주말엔산청마당극마을 주말엔산청마당극마을 체험 후기 주말이 다가온다. 아내는 안산과 대전에서 찾아온 친구와 일주일째 남해 나들이 중이다. 아들은 금, 토요일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나는 토요일 오후와 저녁을 어떻게 보내면 잘 보냈다고 소문날지, 스스로 즐겁고 기쁘게 소문낼 수 있을지 궁리했다. 나의 궁리는, 사실 미리 답을 정해놓은 궁리이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할지 미리 그 정답을 정해놓고서는 어떤 핑계를 대어 가족들에게 설명할 것인지를 궁리하는 것이라고 해야 사실에 가깝겠다. 산청 마당극마을에서 ‘주말엔산청마당극마을’이라는 재미있고 유쾌한 프로그램을 주말마다 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나는 이미 두 차례나 다녀왔다. 예약을 하는 게 마땅하지만 나는 예약 없이 그냥 달려갔다. 처음에는 오후 2시쯤 달려가서 이리저리 .. 2022. 6. 13.
우리 가족은 큰들 팬 일상이 피곤의 연속이다.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쳤다. 피곤한 까닭은 여럿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과 정신 자세 때문이다. 마음이 잘 다스려지면 덜 피곤할 텐데. 정신 자세를 조금만 바로 잡으면 피곤한 상황을 피할 수 있을 텐데. 이런 게 잘 안 된다. 쉰네 살 살면서, 철들고 삼십삼사 년 살면서 늘 모자라고 어긋났다. 피곤하다는 말에는 이 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슬프게 하는 비상(砒霜)이 들었다. 7월 둘째 주 주말 저녁 큰형님 집 옥상에 가족이 모였다. 장어를 구워 먹었다. 돼지고기도 구웠다. 어머니 모시고 형제 셋이서 술을 마셨다. 마침 구름이 햇살을 가려주고 멀리 월아산에서 바람이 불어와 준 덕분에 참 시원하고 상쾌했다. 말 나온 김에 다음 주엔 본가에서 백숙을 해 먹자 했다. 백숙 .. 2020. 7. 19.
마당극 관객이라면… 6월 13일과 14일 주말엔 비가 왔다. 장마가 시작된 것이다. 우기다. 4계절이 뚜렷하다고 가수 정수라가 노래했는데 이제는 그 노래를 부르기 힘들게 됐다. 봄은 오는 듯하다 가 버리고 가을은 온지 만지 모르는 사이에 끝나 버린다. 비도 그렇다. 장마라고 했는데도 빗방울 구경도 못하는 날이 이어지다가 한두 번에 몰아서 물폭탄을 퍼붓곤 한다. 장마인지 태풍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돈 지 제법 됐다. 머지않아 장마라는 말은 사라지고 국지성 집중호우라는 말이 득세할 것이다. 우기와 건기로 뚜렷이 구분된다고 하는 게 맞을는지. 아무튼 지난주에는 비 소식이 있었기에 마당극은 쉬었다. 그래서 6월 20일, 21일 공연을 더 애타게 기다렸다. 낮동안은 하루 종일 일에 파묻혀 지내고 저녁엔 헛헛함과 쓸쓸함을 술로 달랬다.. 2020. 6. 21.
어버이날에 생각해보는 마당극 <효자전>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어버이 은혜에 감사하고, 효 사상의 미덕을 함양하기 위해 지정한 법정기념일이라고 한다. 어릴 적에는 ‘어머니날’이라고 했는데 언젠가 ‘어버이날’로 바뀌었다. 아버지들의 섭섭한 마음을 헤아린 것일까. 1956년부터 어머니날이라고 하던 것을 1973년에 어버이날로 바꾸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입학한 게 1974년이니 오래전 일을 기억해낸 셈이다. 어버이라면 중국글자말로 ‘부모’인데, ‘부모의 날’이라고 하지 않은 게 무척 다행이다. 어버이날이라고 하면 당연히 ‘효도’라는 말이 떠오른다. ‘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말도 덩달아 떠오른다.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라는 뜻이다. 자식이 자라서 어버이의 은혜에 보답하는 효성을 이르는 말로 널리 쓰인다. 이를 우리.. 2020. 5. 8.
극단 큰들의 마당극에서 배우는 것들 2018년 12월 20일 발행한 (사)경남민예총 9호에 실은 원고입니다. 글 쓴 때는 2018년 9월 30일쯤입니다. 이렇게 미리 밝히는 까닭이 있습니다. 읽어보시면 압니다. 안 읽어보시면 모릅니다. 몰라도 됩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 없는 큰들 마당극이기에 1년 반이나 지난 오늘에서야 공개합니다. /이우기 나는 ‘극단 큰들’(http://onekoreaart.or.kr, 055-852-6507)의 자랑스러운 후원회원이다. 내는 후원금도 적고 후원한 기간도 이제 겨우 2년 남짓밖에 안 됐지만 어쨌든 명예로운 후원회원이다. 2018년 5월 19일부터 9월 30일까지 넉 달 동안 극단 큰들 마당극을 스무 번 보았다. 아홉 번, 일곱 번, 네 번이다. 은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촌 잔디마당 상설공연과 제18회 .. 2020. 4. 18.
명품 조연의 힘-마당극 <효자전>의 경우 영화 주인공은 박수갈채를 받는다. 큰 상도 받는다. 언론은 주인공을 집중 조명한다. 주인공 한 명 몸값이 웬만한 조연 수십 명과 맞먹는다. 주인공을 잘 뽑아야 영화가 성공한다. 주인공은 대사 양이 가장 많고 연기도 가장 많이 해야 한다. 조연이었으면 하지 않아도 될 위험하고 무모한 연기도 간혹 한다. 똥통에 빠지거나 절벽에서 떨어지기도 하는 게 주인공이다. 주인공에게 세상의 박수가 쏠리는 건 타당하다. 연극에서도 그렇고 연속극에서도 그렇다. 마당극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조연은 무엇인가. 주연을 보조하는 것이다. ‘보조’는 늘 뒷전이기 일쑤다. 조연은 주연에 맞서 싸우는 악당 역을 하다가 졸지에 죽기도 하고 주연의 동생이나 부하, 또는 이웃 역할도 한다. 주연 주변에 서성거리는 경우도 있지만 숫제 주연.. 2020.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