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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109-111) 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by 이우기, yiwoogi 2023. 5. 8.

109.

◐ 수원여대 측도 공고문대로 공개 채용이 이뤄졌다고 인정했습니다. (2022. 01. 13. 21:33)

 

어느 대통령 후보 부인이 경력을 속여 어느 대학의 겸임교수가 됐다는 설이 파다하다. 기자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취재하고 있다.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치닫는다.

‘공개 채용이 이뤄졌다고 인정했습니다’라는 표현을 보자. 대부분 언론에서 이렇게들 쓴다. 그렇다면 ‘공개 채용했다고 인정했습니다’라고 하면 어떤가. 어떻게 표현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가. 여기서는 ‘공개 채용’을 강조하니 ‘공개 채용을 했다고 인정했습니다’처럼 ‘-을’을 넣어주면 뜻이 더 분명해진다. 이 대학에서도 자기들이 한 일이니 ‘-이 이뤄졌다’라고 말하지 않고 ‘-을 (우리가) 했다’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110.

◐ 제20대 대선을 54일 앞두고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고 숙고에 들어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22. 01. 14. 06:05)

 

한 대통령 후보가 갑자기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기대보다 훨씬 낮아 고민이 많은가 보다.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우리말에서 ‘-면서’는 ‘두 가지 이상의 움직임이나 사태 따위가 동시에 겸하여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이다. ‘동시에’가 중요하다. ‘신문을 보면서 밥을 먹는다’, ‘그 옷은 거무스름하면서 보랏빛을 띤다’처럼 쓴다(보기글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가져옴) 또한 ‘-면서’는 ‘두 가지 이상의 움직임이나 사태가 서로 맞서는 관계에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이기도 하다. ‘모르면서 아는 척한다’, ‘자기는 놀면서 남만 시킨다’처럼 쓴다.

위 기사에서 후보가 숙고에 ‘들어가니까’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지, ‘들어가면서’의 앞과 뒤가 동시에 일어난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앞말이 뒷말의 원인이나 근거, 전제가 됨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인 ‘-니’(-니까)를 써야 맞다.

아니면, ‘한 동작이 막 끝남과 동시에 다른 동작이나 사실이 잇따라 일어남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인 ‘-자’를 써도 되겠다. ‘-자’는 ‘앞의 일이 원인이나 동기가 되어 뒤의 일이 일어남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이기도 하다. ‘~ 숙고에 들어가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라고 쓰면 되겠다.

 

111.

◐ 청와대가 14일 문재인 정부 임기 말 공직사회 경각심 제고를 위해 복무 기강 점검과 공직 비위 적발 등을 위한 집중 감찰에 나선다고 밝혔다. (2022. 01. 14. 11:19)

 

문장을 우리말답게 쓰려면 서술성을 살려야 한다. 서술성을 살리려면 명사구문을 동사구문으로 바꾸면 된다. 간단하게 말하면 그렇다.

가령 위 문장에서 ‘공직사회 경각심 제고를 위해’를 ‘공직사회(에)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해’라고 고쳐보자. ‘제고’하는 것이 이 짧은 어구에서는 서술어이다. 서술성을 살렸다.

다음 ‘복무 기강 점검과 공직 비위 적발 등을 위한’은 ‘복무 기강을 점검하고 공직 비위를 적발하기 위한’이라고 풀어서 써 본다. 문장이 조금 길어지기는 하지만 읽고 이해하기는 훨씬 쉽다. 딱딱한 명사를 동사로 바꾸고, 그 앞에 나오는 명사를 목적어(-을/-를)로 바꾸면 된다. 어떻게 쓸 것인지는 글 쓰는 사람의 자유의지에 달렸지만 읽는 사람을 배려하는 글을 쓰고자 한다면 그 답은 이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