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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106-108) 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by 이우기, yiwoogi 2023. 4. 12.

106.

◐ 사고 발생 10여 분 전에 최초 붕괴 시작점으로 추정되는 공사 상황이 고스란히 찍혀 있어 사고 원인 규명의 열쇠가 될지 관심이다. (2022. 01. 13. 13:51)

 

광주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 일어난 사고와 관련한 기사이다. ‘최초 붕괴 시작점’은 겹말이다. ‘최초’나 ‘시작점’ 하나만 써도 되겠다. ‘관심이다’라는 말은 주어가 없다. 전체 기사 흐름을 보면 ‘이 영상은’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차라리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심이 모이고 있다’, ‘관심을 끌고 있다’라고 쓰면 어떨까.

 

107.

◐ 한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가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스티커 색상으로 구분한 것을 두고 논란이다. (2022. 01. 13. 20:46)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는 초록색, 안 맞은 사람에게는 노란색 딱지를 붙여준 커피 전문점이 있다. 손님들은 기분이 나빴다. 이 일을 여기저기 소문냈더니 “미접종자 낙인 제대로 찍네.”라는 항의가 이어진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건 당연하다. 논란이라기보다는 비판 일색이 아닐까 싶다.

‘논란이다’라고 글을 끝맺었는데 이 말의 주어는 무엇일까. 우리말 문장에서는 주어를 종종 생략하곤 한다. 그렇더라도 주어가 무엇인지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 이 문장에서는 모르겠다. ‘논란이다’를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인다’라고 쓰면 어떤가. ‘논란이’가 주어가 된다. 보통 기사 문장에서 ‘~ 논란이다’, ‘~ 분석이다’, ‘~ 평가다’, ‘~ 지적이다’, ‘~ 관심이다’, ‘~ 모습이다’라고들 쓰는데 제대로 된 문장이라고 하기 어렵다. 비문이다.

다른 언론에서는 똑같은 내용을 이렇게 적었다. ‘한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가 백신을 맞지 않은 손님이 주문한 커피잔에 노란색 스티커를 붙여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는 논란이 일어났다.’ (2022. 01. 13. 16:29 뉴시스)

 

108.

◐ 최근 안 후보가 양자 구도에 균열을 내고 있는 과정에서 안 후보에 대한 토론 배제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며 다자토론을 요구한 겁니다. (2022. 01. 13. 20:10)

 

대통령이 되겠다는 여당, 야당 후보가 토론을 하기로 했다. 진작에 할 것을 질질 끌다가 이제야 서로 합의한 모양이다. 그런데 여론조사 지지율 3위, 4위인 다른 후보는 토론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과정’이라는 말은 언뜻 보면 문제없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좀 이상하다. ‘균열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라고 하면 어떤가. 좀 낫다. 일이 진행되는 ‘과정’이라기보다 양자 구도에 균열을 낸 ‘상황’을 말하는 것이니까. ‘안 후보에 대한 토론 배제는’이라는 말은 더 이상하다. 안 후보를 토론에서 뺀 것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에 대한’을 쓰지 않으면 더 쉽고 자연스러운 우리말 문장이 될 텐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