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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큰들 마당극 보러 가기

큰들 달력

by 이우기, yiwoogi 2021. 12. 28.

<큰들 달력>


2022년 큰들 달력을 만들었다. 달력은 그해에 일어날 일을 미리 적어넣는 게 가장 중요하다. 대통령선거일, 지방선거일, 국경일, 24절기 같은 날짜를 표시하는 것 말이다. 음력 생일을 양력으로 미리 표시한다. 제삿날도 대개 음력이어서 미리 표시하지 않으면 까먹는다. 

 


극단 큰들 달력은 다르다. 요즘 공연하는 작품 <최참판댁 경사 났네>, <오작교 아리랑>, <효자전>, <남명>, <정기룡>을 처음 공연한 날짜를 찾아 적었다. 과거로 돌아갔다. <효자전>, <오작교 아리랑>은 200회 공연한 날짜를 찾아 적었다. 기념할 날이니까. 

 


2020-2021년에 일어날 일 가운데 기록을 찾을 수 있고 기억할 필요가 있는 날짜 밑에 조그맣게 적어넣었다. 가령 경남도지사 표창 받은 날짜 같은 것이다. 큰들이 산청마당극마을로 옮겨간 날짜도 표시했다. 창립기념일도 기록했다. 

 


지난해 만들 때에는 공연 장면을 사진으로 담았다. 올해는 공연 장면은 넣지 않았다. 대신 큰들 가족들의 재미있는 일상을 넣었다. 되도록 여러 사람이 나오는 사진을 골랐다. 사진은 페이스북에 많다. 

 


표지는 2019년 4월 산청 생초국제조각공원에서 <효자전> 공연하던 날 찍은 사진이다. 나에겐 특별한 의미가 있다. 어머니와 동네 어른들 모시고 공연 보러 간 날이기 때문이다. 

 


2022년 한 해 동안 달력을 넘길 때마다 반가운 얼굴을 만나겠다. 기억하고 축하할 날을 다달이 알게 됐다. 마음으로라도 응원하고 후원하자, 이런 뜻이다. 이 달력은 이 세상에 4개뿐이다. 하나는 내 책상에 있다. 나머지는 큰들로 갔다. 


책상에 올려놓을 내년 달력을 두 개 만들었다. 하나는 큰들 달력이고 하나는 가족 달력이다. 가족의 기념일도 그때그때 놓치지 않고 잘 챙기게 됐다. 여유와 기쁨을 더 누리게 됐다. 고마운 일이다. 


2021. 12. 28.(화)
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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