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일
진주문고와 카톡으로 연결돼 있다. 찾는 책 이름을 올려 놓으면 바로 연락이 온다. 일단 접수했다는 뜻이다. 하루이틀 안으로 다시 연락이 온다. 평거동 본점 1층에 책을 챙겨놓았다고 한다. 나는 퇴근길에, 아니면 주말 나들잇길에 진주문고에 들른다. 1층에서 주문한 책만 가지고 나오면 될 것을, 짐짓 모른 척하고 1-3층을 한 바퀴 돈다. 주문한 책만 책인 것은 아니니까.
3권을 주문했다. 모두 도정일 교수가 쓴 책이다. 이분의 책을 읽으면 삶과 생각과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 그 자체가 공부다. 인문학 공부즉, 역사, 문학, 예술, 종교, 철학 공부가 된다. 서울에 있는 어느 대학교의 교수로 퇴직한 분의 글을 이렇게 진주에 앉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고 행운이다. 책은 좋은 인연을 이어준다. 고맙다.
도정일 교수가 쓴 책은 여러 권이다. 다 모른다. 이미 읽은 책은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 <별들 사이에 길을 놓다>이다. 지금 읽는 책은 <만인의 인문학>이다. 엊그제 산 책은 <보이지 않는 가위손>이다. 오늘 주문한 책은 <공주는 어디에 있는가>, <시대로부터, 시대에 맞서서, 시대를 위하여>,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이다. 문학평론집 또는 문학에세이라고 부르는 책들이다.
언제 다 읽을지 모르는 이 책을 미리미리 사 두는 이유는 분명하다. 책꽂이 한 공간을 차지하게 될 도정일 교수의 책을 문득문득 하나씩 꺼내 읽으며 생각하는 방법, 글 쓰는 것의 중요성, 사색하고 모색하는 것의 필요성, 지식과 지혜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건한 자세 같은 것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함이다. 배우고 깨달을 게 무척 많은 도정일 교수의 사상의 언저리에 한번씩 가 보고 싶은 것이다.
책 주문하고 몇 자 적는 동안에 진주문고 카톡 담당자에게서 문자가 온다. "네, 책이 모두 도착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한 쪽은 서점이 아니라 나다. 내 사무실로 주문해도 되지만 그러하지 않은 까닭은 앞에서 이야기했다. 휴가 기간에 한 여러 일 가운데 기억에 남을 일이다.
2021. 8. 3.
시윤
'책 읽는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줬으면 그만이지 (1) | 2022.12.26 |
---|---|
파친코 (0) | 2022.09.14 |
오늘은 책의 날 (0) | 2020.04.23 |
이문구 연작소설집 <관촌수필> (문학과지성사, 1991) (0) | 2020.02.23 |
홍명희 <林巨正(임꺽정)> (사계절, 1985) (0) | 2020.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