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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즐거움

이문구 연작소설집 <관촌수필> (문학과지성사, 1991)

by 이우기, yiwoogi 2020. 2. 23.

이문구 연작소설집 <관촌수필> (문학과지성사, 1991)

 

 

#7일간7권의책표지=7일차(마지막)

 

경상대학교 스타 교수님
주선태(SeonTea Joo) 교수님의 소개로
'책 표지 올리기 운동'에 동참합니다.

 

제 일곱 번째 마지막 책은 고 이문구의 <관촌수필>입니다. 1977년에 처음 나왔고 1990년까지 11쇄를 찍었으며 1991년에 재판을 발행했습니다. 1992년 말 사 읽고 책을 잃어버렸으며 1993년 다시 샀습니다. 이때 책값은 5000원이었습니다. 책 뒤쪽에는 당시 진주시 평안동 198번지에 있던 '진주문고'의 딱지가 붙어 있습니다.

 

<관촌수필>은 화자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에서 보낸 어린시절에 만난 사람들, 고향을 떠나와서 만난 고향 사람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고향의 황폐화 등의 주제에 관하여 이문구 특유의 토속적인 문체로 묘사하는 작품입니다(권성우 해설에서).

 

이문구의 문체를 두고 '토속적이다'라고들 하지만 처음 작품을 발표할 당시에는 '어디서 보도 못한 문체'라고 비아냥댔다고 들었습니다. 충남 보령이 고향인 이문구는 자기 고향에서 어린시절 듣던 말투를 그대로 작품에 녹여냈고 할아버지께 배운 한문 어투도 그대로 옮겨놨던 것입니다. 이런 이문구의 문장이 서양의 고상한 문예이론을 배운 평론가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덟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는 <관촌수필>만 해도 각각의 작품 제목은 '일락서산', '화무십일', '행운유수', '녹수청수', '공산토월'... 이렇습니다. 한자로 돼 있습니다.

 

이문구의 초기 작품은 주로 <농민신문> 같은 데 실렸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점점 그의 진면목을 알아본 문학잡지에서 그에게 접근했을 겁니다. 실제로는 1966년 25살 때 <현대문학>의 추천으로 등단했습니다.

 

그를 두고 요즘은 "풍부한 토속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산업화, 도시화가 몰고 온 부정적 양상들에 대해 치열한 비판을 가하면서 전통적인 삶의 미덕을 새로이 일구어냄으로써 독자적인 문학세계를 확보했다."라고 평가합니다.

그는 <관촌수필> 외에도 <이 풍진 세상을>, <해벽>, <우리 동네> 같은 작품집과 <장한몽>, <산 너머 남촌> 같은 장편소설도 냈으며, 한국일보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요산문학상, 신동엽창작기금, 춘강문예창작기금 등을 수상했습니다(관촌수필에 소개된 내용).

 

언젠가 누군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만약 무인도에 가서 한동안 살아야 하는데 먹을거리 말고 딱 2개만 갖고 가라고 하면 무엇을 갖고 가겠느냐고 말이지요. 보통 전화기, 운동기구, 장기나 바둑 같은 걸 이야기하는데 저는 <관촌수필>과 <태백산맥>을 갖고 가겠다고 대답했더랬습니다. 미친 놈이지요.

 

<관촌수필>을 주변 여러 사람에게 추천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재미를 느끼지 못한 듯했습니다. 이문구 특유의 문장이 쉽게 와닿지 않았던 탓일 겁니다. 그러나 처음 20-30쪽을 무사히 넘기기만 하면 그다음부터는 충청도 사투리가 귀에 착착 감기면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 겁니다.

 

이제 7일간 7권의 책 표지를 올리는 숙제가 끝났습니다. 제가 소개하는 책 대부분은 아주 오래전 나온 책입니다. 고전이라고 불러줘야 할 책들입니다. 읽은 지 오래되어 내용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이번 기회에 이런 책들을 다시 한번 천천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 두 번 이상 읽은 책이라서 슬슬 넘기면 옛 기억이 되살아날지도 모르니까요.

 

저를 추천하여 주신 주선태 교수님께 다시 한번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저런 책 표지를 올려서 '독서문화 확산'에 새발의 피만큼이라도 이바지해 볼까 합니다. 고맙습니다.

 

2020. 2. 23.
이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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