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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큰들 마당극 보러 가기

<경남공감> 산청마당극마을

by 이우기, yiwoogi 2021. 6. 3.

[사람&단체]산청마당극마을

‘극단 큰들’이 꾸리는 예술과 삶의 공동체

작성2020년 09월[Vol.90] 조회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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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생긴 집에서 똑같은 꿈을 꾸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극단 큰들 이야기다. 함께 모여 살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아예 해보자 하고 새 동네를 만들어 한 마을 주민이 됐다. 산청군 산청읍 소재 산청마당극마을’. 극단 큰들이 둥지를 틀고 정착한 곳이다. 꿈같은 일을 현실화한 큰들 사람들을 만났다.

 

마을공동체가 된 극단

산청읍에서 차황면 쪽 황매산을 바라보며 구불구불 경사진 길을 달리다 보면, 아스팔트 바닥에 큰들이란 글자가 보인다. 이정표로 쓰일 만큼 유명해진 큰들 36년의 역사를 가진 지역 극단의 이름이다. 이정표는 큰들이지만 마을이름은 산청마당극마을’. 마당극 전문 극단다운 자부심이 드러난다.

입구 느티나무 로터리를 돌아 마을로 들어간다. 아스팔트 위 큰들이란 이정표 말고는 아무런 안내표지가 없다. 그야말로 세상에 없던 새 동네다. 마치 붙여넣기를 한 것처럼 똑같이 생긴 집이 시야 가득 들어온다. 심은 지 얼마 안 된 키 작은 나무와 맨살 그대로 드러난 언덕배기에서 새 동네 티가 줄줄 흐른다. 지난해 10 25일 입주했으니 만 1년이 채 안 됐다. 그런 산골짝 동네를 내비게이션은 척척 안내한다. 도로명 없이 그냥 산청마당극마을이라고 입력했는데도 말이다.

 

꿈꾸었더니 자연스레 이뤄져

그 사이 그 정도로 알려졌나요? 동네 구경한다고 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마을 표지석 하나 아직 못 세웠는데.”

극단 큰들 전민규(55) 예술감독은 특별한 기획이 있었던 건 아니라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대역사가 이뤄졌다고 말한다. 1988년 입단한 후 단원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 너무 좋아, 모여 살면서 활동을 이어가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단초가 됐다.

시행착오를 거쳐 싼 땅을 구입하고, 산청군과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으로 토목공사를 했다. 그리고 단원들 각자 전세금, 월세 등을 모아 집을 짓는데 보탰다. 1900명에 달하는 극단 후원회원들의 십시일반 도움도 컸다. 그래도 모자라는 자금은 단원들이 농촌지역으로 이주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대출로 충당했다.

2만 평 규모의 마을에는 20평형 2, 15평형 18, 10평형 10동 등 모두 30동의 살림집과 80평 규모의 다목적 복합공간, 하우스동인 목공작업실이 있다. 마을주민은 모두 42. 35명의 단원과 단원 가족 7명 등이다. 그중 1명은 지난 2월 태어났다. 동네에 경사가 났다고 산청군에서 축하사절이 방문할 정도로 떠들썩했다.

 

 

 

 

경제 부담은 줄이고, 연대감은 높이고

함께해서 좋은 점이 많은데, 저처럼 아이 키우는 단원들은 육아 품이 덜 듭니다. 집밖에 애 내놓기가 무서웠는데, 이제는 나다녀도 걱정이 없어요. 모두 이모, 삼촌이잖아요.” 부부단원인 이규희(39) 대표는 5살짜리 딸이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환경이 정말 좋단다.

이 대표가 말하는 특장점은 또 있다. 식사다. 1주일에 한 끼 식사당번을 맡으면 나머지는 먹기만 하면 된다. 연습, 공연이 없는 토·일요일, 공휴일은 각각 해결한다. “집세, 식비 등이 줄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요. 늘 함께한다는 정서적인 유대감도 큽니다. 안정적인 예술 활동의 바탕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큰들은 연간 80~100회 공연을 한다. 공연 횟수가 어마어마하다. “돈을 많이 벌어서 이렇게 모여 살 수 있냐?”는 말에 이발소에 빗댄 전민규 감독의 대답이 돌아왔다. “한 명의 이발사가 하루에 이발할 수 있는 사람 수는 정해져 있다. 공연도 마찬가지다. 작품제작기간, 공연기간 등 물리적으로 꼭 필요한 시간을 계산해보면 아무리 더 해보려고 해도 공연은 더 이상 할 수가 없다.” 공연수익은 이미 최고액이 정해져 있다는 얘기다.

 

 

 

 

존중·배려로 일구는 예술 공동체

사실 그래서 더 극단 공동체가 필요하다. 연습실과 집, 공연을 위해 모였다 흩어지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한다. 여기서는 단박에 모여 연습하고 흩어진다. 시간되면 모여 밥 먹고 회의하고 각자 맡은 일을 한다.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대신 공동체적 삶을 유지하기 위해 공사(公私) 구분은 철저하게 한다. 사전 공지되지 않은 모임, 집으로의 방문 등은 자제한다. “저는 꼰대 소리 안 들으려고 특별히 노력한다며 전 감독이 웃는다.

진은주(46) 기획실장은 다 좋은데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한다. “사무실, 연습장 겸 공연장, 의상실, 소품실 등 터만 닦아놓고 짓지 못한 건물들이 있다. 70~80% 자금은 마련했는데, 나머지를 못 채우고 있다.” 매년 엄청난 횟수를 자랑하던 공연이 코로나19 상황에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어 마을 조성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는 것.

그래도 큰들의 열정을 공짜로 볼 수 있는 기회는 있다. 9월 둘째·셋째 토·일요일인 12~13, 19~20일 오후 2시 하동군 최참판댁 앞마당에서 영웅의 부활-마당극 정기룡이 펼쳐진다.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출처 https://www.gyeongnam.go.kr/gonggam/index.gyeong?menuCd=DOM_000001508000000000&gg_depth1=02&gg_depth2=03&ggSeq=38589&ggVolumeAndNewOldStatus=90%3A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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