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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큰들 마당극 보러 가기

마당극 <남명>

by 이우기, yiwoogi 2021. 5. 23.

극단 큰들의 대작 마당극 <남명>을 만났다. 지난해 10월 18일 일요일 산청 동의보감촌에서 관람한 뒤 7개월여 만의 행운이었다. 지난해 10월 10일 <남명> 관람은 마당극을 100번째 보던 날이었는데, 오늘은 111번째 본 날이다.

 

<남명>은 한 역사적 위인의 삶과 사상을 쉽게 풀어서 웃음과 감동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배우들의 연기와 관객의 호흡으로 풀어나가는 한판 신명나는 놀이이다. 웃으면서 손뼉을 치다가 보면 어느새, 남명 선생이 돌아가신 지 20년 만에 임진왜란이 터지자 선생의 제자들이 재산 팔고 가족과 생이별을 해 가면서 의병장이 된 역사적 맥락과 개인적 사연들을 이해하게 된다.

 

지난해 공연장에서 보던 어떤 배우가 안 보이고 안 보이던 배우가 등장했다. 그러다 보니 몇몇 배우는 역할이 바뀌었다. 오늘 처음 등장한 막내 배우는 '막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천연덕스럽게 잘 연기했다. 백전노장 배우들은 달리 말할 필요도 없고. 갑자기 등장한 '5분사또'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 마친 뒤 후원회원에 가입했다고 들었다.

 

내일도 오후 2시 산청 동의보감촌에서 <남명>을 공연한다. 봄바람 심하던 지지난주와 달리, 조금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조금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공연 관람하는 여유는 주말 놀이나 여행으로는 최고다. 예전과 달리 공연 장면 사진 찍는 놀이를 잠시 멈추고 오로지 공연에만 몰입해 보니 더 재미있다. 마당극의 진가를 더 잘 알게 된다.

 

돌아와서 숙호산 한 바퀴 돌고 내려와 맛있는 저녁상을 마주하고 보니, 주말 하루 보낸 일이 꿈만 같다. 6시 50분에 사무실 나가서 밀린 숙제하고(나의 숙제는 끝이 없다, 생을 다하는 날까지), 아내 만나 국수 한 그릇 말아먹고 산청으로 냅다 달렸다. 컴퓨터 앞에 앉아 하루 일을 정리하며 몇 자 끄적이는 이 순간이 나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2021. 5. 22.(토)

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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