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111’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공병장비운전’이라고도 하고 ‘기지건설장비운전’이라고도 하는, 참 귀하디 귀한 특기를 받은 우리 아이들이 오늘 충주 제91항공공병전대 교육중대에서 수료식을 하는군요. 817기 동기들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특기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 수료식을 하고 나면 내일 각자 남은 군대생활을 하게 될 자대로 갑니다. 인원은 50명이라고 들었는데, 모두 자기가 원하는 자대로 가게 되기를 빌어 드립니다. 우리 아이는 진주와 가까운 사천, 김해, 대구를 지원했다고 하는데 이 세 곳 가운데 하나가 우리 아이의 자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만, 다른 데로 가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일 겁니다. 기본군사훈련단 성적과 특기학교 성적을 합하여 성적 좋은 아이들이 우선적으로 원하는 데로 간다는데,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TO가 있어야 하는 것이니 운도 좀 따라줘야 할 겁니다.
이름도 낯설고 모양도 낯설고 작동법은 더욱 낯설었을 장비들을 4주 동안 배우고 익히느라 고단하고 힘겨웠을 우리 아이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다른 동기들은 벌써 자대로 갔고 그중 많은 친구들은 첫 휴가까지 다녀갔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이제 겨우 자대로 가게 됩니다. 그러니 더 많은 위로와 격려가 필요할 겁니다.
자대로 가면 어쩌면 11월 안에, 늦어도 12월 안에는 첫 휴가의 기쁨을 누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봅니다. 많이 변해 있을 아들을 올해가 가기 전에는 한번 만나보지 않을까 싶어 설레기도 합니다. 군대 가기 전 날마다 자빠져자던 녀석을 무던히도 꾸지람하고 미워했는데 그런 마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군요.
그동안 고생한 아들에게 마음으로나마 힘찬 격려와 응원을 보냅니다. 앞으로 펼쳐질 파란만장할 군대생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잘해 내리라 믿습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누구와 무슨 일을 하든 늘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깨달았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들들, 모두 수고했어요.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당당하고 담담하게 잘해 내기를 바랍니다. 모든 게 사랑이고 모두가 고마움입니다.
2020. 10. 29.
이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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