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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하고 소소한 일상

고스톱 한판

by 이우기, yiwoogi 2020. 1. 27.

설날 오후 형수님, 제수씨와 고스톱 한판을 벌였다. 형수님은 꼭 나를 끼워서 하잔다. 내 지갑 속 돈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이기 때문이다. 막걸리, 소주, 맥주 이것저것 섞어 먹은 뒤라 정신이 혼미했다. 피박, 광박은 기본이었다. 흔들고 쓰리고에 피박까지 뒤집어 써 1만 6000원을 한번에 잃었다. 순식간에 돈이 빠져나갔다.

그 와중에 5광을 달성했다. 5광은 5점인 줄 알았는데 15점이란다. 거기에 광박이니 3000원씩 받았다. 그러나 점수를 내 놓고도 피박을 까먹거나 흔든 걸 잊어버린 게 많다. 판을 섞고 나면 꼭 이야기한다. 흔들었는데 까먹고 넘어갔다고...

오후 3시에 시작하여 7시에 끝났다. 3만 원가량 잃었다. 선방했다. 덕분에 형수님, 제수씨와 친목이 더욱 두터워졌다. 곁에서 밥 먹자고 성화를 부린 형님이 안 계셨더라면 더 많이 잃었을 것인데, 참 다행이다.

사진은 5광을 했을 때 곁에서 응원하던 아내가 찍은 것이다. 나는 올 한해 5광 같은 멋진 일이 이어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피박 안 쓰고 광박 안 당할 정도로 골고루 골고루 무던히 쌓아나가기만을 빌 뿐이다. 고스톱에서도 배울 게 있다.

 


2020. 1. 27.
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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