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아직 내리나 보다. 습한 기운이 몸을 적셨다. 낮부터 으실으실 춥더니 뼈마디가 쑤시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사실 어제부터 좀 그랬다. 12시 넘어 집에 와서 밥 먹었다. 손님이 계셔서 소주 3잔 마셨다. 그때부터 안방에 드러누워 이불 뒤집어쓰고 끙끙댔다. 4시쯤 일어나 종합감기약 먹었다. 안 되겠다 싶어 아들에게 긴급 구조요청을 보냈다. 그나마 잘 듣는 판콜에이 물약을 사오라고 했다. 아들은 6시도 안 되어 들어왔다. 부채표 판콜에이 한 병 마시고 드러누워 텔레비전 보면서 땀을 좀 냈다. 으실으실 추운 게 좀 덜하다. 뼈마디도 제 자리를 찾았는지 견딜 만하다. 일어나서 설날 먹다 남은 탕국에 밥 말아 한 그릇 비웠다. 온몸이 땀으로 적셔졌지만 정신이 조금 돌아오니 살 것 같다. 역시 몸살감기엔 판콜에이다. 한 병 더 마시고 자고 나면 씻은 듯이 나을 것만 같다. 고마운 약이다. 고마운 아들이다. 설 연휴가 길다, 아니다 짧다... 비는 아직 멈추지 않는가 보다.
2020. 1. 27.
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