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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큰들 마당극 보러 가기

<역마>를 기다리며...

by 이우기, yiwoogi 2019. 3. 10.




 

김동리 황순원 김정한 이광수 최남선 채만식 손창섭 염상섭 이상 주요섭 이효석 현진건 나도향... 많이 공부한 분들이다. 고등학교 때는 시험점수를 위하여, 대학교 국문과 시절에는 전공이었으므로. 그러고서는 한동안 잊고 살았고 그건 당연한 일이다. 이제는 작품과 작가를 연결하기도 힘들다.

 

김동리의 단편집을 샀다. 책 제목은 <무녀도>이지만 <역마>부터 읽을 작정이다. 그 까닭이 있다. 330()31() 하동 화개장터에서 극단 큰들이 마당극 <역마>를 공연하기 때문이다. 미리 원작 소설을 읽을 필요는 없다. 그래도 국졸(국문학과 졸업생)의 도리로서 한번 읽어보는 게 바람직하다 생각했다.

 

김동리의 <역마(驛馬)> 첫 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화개장터의 냇물은 길과 함께 세 갈래로 나 있었다. 한 줄기는 전라도 땅 구례(求禮) 쪽에서 오고, 한 줄기는 경상도 쪽 화개협(花開峽)에서 흘러내려, 여기서 합쳐서, 푸른 산과 검은 고목 그림자를 거꾸로 비친 채, 호수같이 조용히 돌아, 경상 전라 양도의 경계를 그어주며, 다시 남으로 남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섬진강(蟾津江) 본류(本流)였다.”

 

<역마>라는 작품을 '화개장터'에서 공연하는 이유를 알 만하다. 큰들 누리집에서는 이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극단 큰들이 마당극 최참판댁 경사났네(2010), 마당극 정기룡(2014)에 이어 새롭게 제작한 하동 지역 콘텐츠. 화개장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김동리 단편 소설 역마를 무대 연극으로 각색하여, 문학에 대한 이해, 문학을 통한 지역의 이해를 높이고자 하였다.”

 

내친 김에 내용도 조금 소개해 본다. 역시 큰들 누리집에서 가져왔다.

 

하동, 구례, 쌍계사로 갈리는 세 갈래 길목의 화개장터. 그곳에 자리잡은 옥화네 주막에 어느 날, 늙은 체 장수 영감과 열대여섯 살 먹은 그의 딸 계연이 찾아온다. 이튿날 체 장수 영감은 딸을 주막에 맡겨놓고 장사를 떠난다.

 

하룻저녁 놀다 간 얼굴도 모르는 남사당패를 아버지로 둔 옥화는, 그녀 역시 떠돌이 중으로부터 아들 성기를 낳았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이어진 역마살이 자신의 아들에게까지 대물림되는 것을 우려한 옥화는 계연으로 하여금 아들의 시중을 들게 하면서 두 사람이 가까워지도록 애를 쓴다. 옥화의 바람대로 성기와 계연은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그렇게 성기도 마음을 잡는가 싶던 어느 날, 옥화는 계연의 귀 뒤에서 자신과 똑같은 검은 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뭔가 심상찮다. 무슨 일이 있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소설을 미리 읽고 가면 그 전후 곡절을 알게 될 것이다. 그 사연들을 큰들은 어떻게 풀어헤쳐 줄 것인가. 기대하는 바 크다. 이틀 연속 공연을 보는 게 목표다. 과연 어찌 될지...

 

2019. 3. 10.

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