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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하고 소소한 일상

4월말 5월초 보내는 이야기

by 이우기, yiwoogi 2016. 5. 4.

2016. 4. 27.


어제 횟집에서 회식을 하였다.

회는 그저그랬는데 반찬들이 좀 이상했다.

소맥을 열 잔 이상 먹은 듯하다.

 

아침에는 청국장을 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출근하여 오전 10시경부터

현재까지 화장실을 수십 번 들락거린다.

토사곽란.

 

퇴근 길에 병원 들러 약 지어 먹고

집에서 혼수상태로 서너 시간 잤더니

아주 조금 나은 듯하다.

 

뱃속은 여전히 끓고 있고

뼈마디는 여전히 분해되는 듯하다.

 

내일 출근 여부가 심각하게

불투명해졌다. 큰일이다.

 

2016. 5. 2.

 

~인 하루다.

그런 날일수록 밤은 짧다.

 

아침에 나서면서 다짐한 일은

어쨌든 해냈다.

 

쓸 데 없는 일에

시간과 감정을 좀 낭비했다.

 

나의 쓸모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술 줄이고, 텔레비전 끊고

읽기와 쓰기를 늘리자.

 

생각하며 쓰고

정리하며 읽자.

 

낮을 짧게 즐기고

밤을 길게 보내자.

 

일단 오늘은

좋은데이 한 잔 하고...

 

2016. 5. 3.

 

생각해 보니 어제보다 더 기이이이인 하루였다.

까닭을 찾아보니 어제 마신 술 때문이다.

 

'한우물'이라는 데서 '아빠주'라는 것을 마셨는데

원래는 '선비주'를 마시고 싶었던 터였다.

선비주는 맑은데 아빠주는 우유빛깔이다.

 

재미있게 즐겁게 신나게 유쾌하게 잘 마셨다.

다행인 것은, 머리는 늦게 맑아졌지만

희한하게 뱃속, 정확히 대장은 쾌청하였다는 것이다.

 

어쨌든 하루가 길었다.

다른 까닭도 있다. 많이 썼다. 늘 그렇지만...

 

또다른 까닭도 있다. 내일 지나면 나흘 쉰다.

놀는지 쉴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빨간 날이다.

그러니 하루가 길 수밖에.. 내일은 더 길겠다.

 

저녁에는 모든 일 제쳐놓고 라면에

달걀 넣고 파 넣어 보글보글 끓여 먹고

책 읽다가 '집밥 백선생' 보고 자야겠다.

 

2016. 5. 4.

 

나흘이 주어졌다.

열심히 살아온 데 대한 보답일 수도 있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일하라는 채찍일 수도 있다.

 

어디로 갈까, 1박을 할까 궁리했다.

아내더러 계획을 짜 보라고 했다.

안산, 담양, 포항, 경주 등지를 떠올렸다.

한동안 나름대로 행복했다.

 

아들은 다음주에 중간고사라고 한다.

토요일엔 조부모 산소 돌볼 일이 생겼다.

저녁엔 어버이날 기념 가족 전체 외식이다.

일요일엔 외사촌 동생 결혼식이 진해에서 열린다.

 

5월에 챙겨야 할 결혼이 현재 5건이다.

어버이날 어린이날도 그냥 넘어가지 못한다.

월급 통장엔 마이너스 작대기가 선명하다.

지갑은 가볍고 주머니엔 먼지가 만져진다.

 

봄 여행주간 내수진작을 위한 공직사회 실천방안

협조 요청 공문이 온다.

공공부문에서 솔선수범 정상적 소비활동을 선도하잔다.

좋은 말이고, 그러고 싶다.

 

그래서 핑계를 대 본다.

무슨 중간고사를 연휴 뒤에 보는지...

무슨 5월에 결혼이 그리 많은지...

아마 중간에 비 온다는 소식도 있었지...

 

길고 긴 나흘 간의 투쟁이 시작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