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결혼식장 뷔페에서 한 사람에 2만 5000원 남짓 하면 소주, 맥주, 음료수는 그저 준다. 밥값에 술값, 음료수값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기분 좋으면 '좋은데이' 한잔하거나 '좋은데이'와 맥주 섞어 한두 잔 하고 헤어진다. 낮에 결혼식장에서 마시면 얼마나 마시겠나. 바로 뒷손님이 쳐들어오는데 개기고 있지도 못한다.
결혼식 시작 시각은 11시였고 점심 먹으러 식당에 들어간 건 11시 40분 넘었으니 점심시간 아닌가. 좀 출출하여 밥 종류와 반찬 종류와 안주 종류를 대충 집어놓고 '좋은데이'를 찾으니 안 보인다. 냉장고에 안 보여, 일하는 사람에게 물으니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좋은데이는 없는데요"라고 한다. 없으면 그만이지, 별 수 있겠나.
16.9도 인기 높은 '좋은데이'를 넣어두면 너나없이 뚜껑 따서 한두 잔 마시고 그냥 가버리니 낭비가 심할 것이다. 그런데 19도 '화이트'를 넣어두면 웬만하면 손대지 않을 것이니 소주 소비량이 적을 것이다. 상술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는 수 없이 맥주 '하이트'에 소주 '화이트'를 조금 타서 두어 잔 마시고 일어섰다. 여럿이라서 병 딴 건 다 없앨 수 있었다. 그러나 입맛은 쓰고 뒷맛은 개운치 않다.
진정으로 축하해 주고, 비록 주인공과 함께하지는 못하더라도, 혼자 '좋은데이' 몇 잔 하고 오려고 일부러 택시 타고 갔었는데... 그런 예식장과 뷔페가 어딘지는 말 못하겠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그들도 나름대로 까닭이 있을 것이니...
2015.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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