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원도 아니고 2천 원도 아니고
100원짜리 쇠돈 두 개, 딸랑 200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시내버스 요금은 1천 원 넘고
잠깐 동안 주차요금도 최소 500원이다.
구멍가게에서 파는 과자도 200원짜리는 없고
콩나물도 200원어치 달랬다가는 욕 듣는다.
쓰지 않고 한 푼 두 푼 모으면
나중에 1천 원도 되고
더 인내하면 1만 원도 되겠지.
굴러다니다 없어져버리지 않는다면….
구세군 자선냄비에 딸랑 집어넣을 수는 있겠다.
길 가다 코흘리개들에게 선심 쓰듯
쥐어줄 수도 있겠지, 조금 낯간지럽겠지만.
200원의 쓰임을 생각해 본다, 왜 200원인가.
늦은 밤 한 잔 술을 핑계 삼아
짧은 거리인데도 택시를 탄다.
기본요금 2800원이면 도착할 걸 빤히 아는지라
타자마자 3000원 건네며 잔돈은 두시라 한다.
잠시라도 주고받는 대화에 윤기가 묻어난다.
기쁘고 즐겁게 귀가할 수 있게 된다.
200원에 마음을 이리저리 바꿀 기사는 없겠지만
괜스레 기분 좋아지게 되는 것을 느낀다.
200원의 쓰임을 제대로 찾았다.
기사 아저씨도 200원에 안면을 바꾼 건 아니지만
그까짓 게 뭐라고 기대하지도 않았겠지만
그래도 닫힌 마음의 문을 조금 열었다고 할까.
2015.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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