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월 1일) <동아일보>에 실린 ‘심층탐사기획 프리미엄 리포트’에 눈길이 간다. 큰 제목은 <‘직장인 피로’ 위험수위>이다. 주제는 ‘기계처럼 일하다 쓰러지는 4050…과로사 인정 24% 그쳐’이다. 부제를 보니, ‘암운, 극심한 두통…CT 찍어봐도 별다른 증상 안 나와’, ‘절망, 주 60시간 근무에 45분 부족…산재연금 못 받을 수도’, ‘싸늘, “원래 혈압 높지 않았나” 장례 마치자 회사측 돌변’ 이런 것들이다.
그래프 몇 개와 체크리스트 그림 두 개가 있다. 하나는 ‘과로사 방지 자가진단 체크리스트’이고, 하나는 ‘근무상황표’이다. 잠시 짬을 내어 점수를 매겨본다.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맞지 않겠지만, 크게 다르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점수가 생각보다, 아니 생각한 만큼 높게 나온다. 최종 ‘점수별 업무부담감’에서 4~5점을 받았다. 높은 수준이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6~7점을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므로.
일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다. 직업 특성상 그렇기도 하고 사람이 모자라서이기도 하고 스스로 능력이 부족해서이기도 하다. 세 번째 이유가 가장 크겠지. 많은 일을 이리저리 처리하면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전화기를 집어던지고 싶은 때도 있고(실제 스마트폰을 던져버린 적도 있다), 곧바로 술집으로 달려가고 싶을 때도 있다. 나는 웃음으로 극복한다. “잘 웃자” 이게 좌우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건 항상 웃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일에 대한 긴장도 덩달아 늦추게 된다. 그래서 문제다.
다음, 술자리가 스트레스 푸는 데 도움이 된다. 낮 동안 벌어진 전쟁은 잠시 잊고 분위기를 즐긴다. 취한다. 노래도 부른다. 논리적이지 않아도 되고 근거를 댈 필요도 없는 말을 지껄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파트 입구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귀가하기도 한다. 다음날 만나게 될 두통과 속쓰림, 배탈 따위는 스트레스에 견주면 새 발의 피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루를 버티고 일주일을 살아내고 한 달을 넘기다 보니, 어느덧 내년이면 50이다. 하지만 얼마나 다행이랴! 주민등록증에는 이제 47이니. 이야기를 이어가다 보니 결국, 아침을 빙그레 웃으며 시작하게 된다.
2015.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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