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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하고 소소한 일상

엄마손식당

by 이우기, yiwoogi 2014. 12. 9.

일단 반찬을 보면 군침이 돈다. 엄마손맛이 확 풍겨온다. 공간을 아끼기 위해 한 접시에 예닐곱 가지 반찬을 도리뱅뱅 배열한 게 인상적이다. 어떤 손님은 이 반찬만으로도 소주 두 병은 비우겠다고 너스레를 떤다. 돈나물 톳나물을 비롯해 계절에 맞는 갖가지 반찬이 눈도 즐겁게 한다. 나는 굴이 들어간 깍두기가 가장 좋더라.  
 
오늘 주인 안주는 '물메기회'이다. 물메기탕을 해장국으로 즐겨 드시는 분들은 흐물흐물한 그 고기를 회로 먹는다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들어보지도 못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들어는 봤지만 어디서 먹을지 도통 모르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 드셔 보시라. 그 맛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물컹거리지 않고 흐물거리지 않고 물렁거리지 않는다. 부드럽고 고소한 게 입에 착 감긴다. 싱싱한 배추와 봄동에 물메기회를 한 점 올려놓고 마늘과 매운고추 한 조각 얹어 입에 넣으면, 눈이 크게 떠질 것이다. 처음 먹어보는 사람은 100점 만점에 120점 정도 주게 돼 있다. 
 
그러고 나서 물메기탕을 먹을 일이다. 커다란 냄비에 "우와, 저걸 다 먹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만큼 푸짐하게 끓여준다. 콩나물 톳나물 등 각종 야채를 넣어 끓였는데 한마디로 시원하고 뜨겁다. 입으로 후후 불면서 떠먹는 물메기탕은 방금 취하도록 마신 술을 깨게 해준다. 속을 확실하게 풀어준다는 말이다.  
 
이 집 여 사장님 7형제가 모두 요리사라고 한다. 이젠 다들 관두고 아직 장사를 하는 사람은 본인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아들이 주방과 손님방을 오가며 정성을 다한다. 인심이 후하여 뭐든 모자라지 않게 퍼주고 실력이 출중하여 뭐든 맛있게 해내는 재주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특징 있는 요리를 선보여 준다. 봄엔 도다리쑥국, 멸치쌈밥, 연포탕, 낙지, 장어볶음이 주로 나온다. 여름엔 물회, 회덮밥, 멍게비빔밥, 해물탕, 장어구이가 주로 나온다. 가을엔 전어회, 연포탕, 비빔밥, 명태탕, 장어탕이 제철이다. 겨울엔 대구회, 대구탕, 물메기회, 물메기탕이 맛나다. 지금은 딱 물메기탕 물메기회를 먹을 때이다. 
 
연말이다. 일에 지치고 모임에 지치고 술에 지친 사람들, 엄마손맛에 푹 빠져 원기를 회복해 볼 일이다. 눈이 즐겁고 입이 신나고 뱃속은 더욱 신바람나는 물메기회와 물메기탕으로 사는 맛과 살아갈 희망을 찾아볼 일이다.  
 
어디에 있는가? 진주시 칠암동 동성가든타워 상가 지하 주차장 입구 맞은편 길가에... 055-758-3898이다. 왜 홍보해 주느냐고? 고민이 되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가면 내가 갔을 때 자리가 없을까봐. 하지만 맛난 정보는 공유하는 게 우리네 인심 아닌가, 싶은 것이다.

 

2014.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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