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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서 퍼나른 글 모음

보다

by 이우기, yiwoogi 2014. 9. 28.

김영하의 산문 <보다>를 본다. <어차피 죽을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이유>라는 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죽음은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생각에 익숙해져라. 왜냐하면 모든 선과 악은 지각에 근거하는데, 죽음은 이러한 지각의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죽음은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을 올바르게 통찰하면, 우리의 유한한 삶은 즐거울 수 있다. 왜냐하면 이 통찰이 우리 삶에 무제한적인 지속성을 부여하기 때문이 아니라 영원히 살고자 하는 욕구를 없애기 때문이다. (…) 가장 끔찍한 악인 죽음은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오지 않고, 죽음이 오자마자 우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폴커 슈피어링, 『철학 옴니버스』, 자음과모음, 2013) <보다>의 92~93쪽에서

또 이와 비슷한 말은 되풀이하여 인용된다.

“삶이 이어지지 않을 죽음 후에는 전혀 무서워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한 사람에게는 삶 또한 무서워할 것이 하나도 없다.” (알랭 드 보통, 『철학의 위안』, 청미래, 2012) <보다>의 98쪽에서

한 사람의 책을 읽는 것은 그 사람 자신의 생각을 읽는 것이면서, 그가 인용하는 또 다른 사람의 생각을 동시에 읽는 것이다. 두 사람의 생각은 하나로 모아져 좀더 뚜렷하게 인식된다. 하나로 모아지지만 그것들이 그저 한곳에 있는 것일 뿐일지, 홑알구조로 섞여 있을지, 떼알구조로 섞여 있을지는 그때그때 다 다르다. 그래서 책 읽기는 재미있다. 특히 산문은.

이런 말도 해 놓았다.

"안타깝게도 진심은 진심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진심 역시 '잘 설계된 우회로'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그게 이 세상에 아직도 이야기가, 그리고 작가가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보다>의 116쪽에서

이 말이 무슨 말인가를 알려면 <진심은 진심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를 다 읽어봐야하는데, 읽으면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2014.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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