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글에는 문장부호가 반드시 들어간다. 마침표(온점)(.) 쉼표(,) 가운뎃점(ㆍ) 느낌표(!) 홑따옴표(‘ ’) 겹따옴표(“ ”) 물음표(?) 말줄임표(……) 홑낫표(「 」) 겹낫표(『 』)처럼 아주 많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고민이 있다.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첫째, 한글맞춤법에 보면 겹따옴표는 대화, 인용, 특별어구에 사용하고 홑따옴표는 강조할 때나 생각을 표기할 때 쓴다고 돼 있다. 그런데 법률, 규칙 따위를 보면 대개 용어를 정의할 때 겹따옴표를 쓴다. 홑따옴표가 맞겠다. 흔히 법률 이름에는 홑낫표를 쓴다. 역시 홑따옴표를 쓰면 좋겠다. 그런데 대부분 그것을 맞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소설책을 보면 대화를 겹낫표로 쓰거나 홑낫표로 쓰는 것도 많다. 나는 생각이 다르다.
둘째, 홑낫표와 겹낫표는 세로쓰기에서 쓰는 것인데 가로쓰기에도 마구 쓴다. 일본식 표기의 잔재라고 할 수도 있는데. 책제목은 겹낫표로, 신문 같은 잡지는 홑낫표로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앞에서 말했듯 소설에서 대화에도 쓴다. 컴퓨터로 겹낫표로 찍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지만, 손으로 쓸 때는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내 생각에는 책은 《 》로, 잡지나 신문은 < >로 하면 어떨까 싶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홑낫표와 겹낫표는 쓸 일이 없는 것 아닌가 싶다.
셋째, 말줄임표는 가운뎃점 여섯 개를 찍어야 하는데 대부분 세 개만 찍는다. 여섯 개를 찍자니 시간도 들고 공간도 필요하니 말줄임표를 줄인 것 같다. 또 아예 가운뎃점이 아닌 마침표를 세 개만 찍기도 한다. ‘컴퓨터로 글쓰기’의 폐해라고 나는 생각한다.
넷째, 가운뎃점을 써야 할 때 쉼표를 쓰는 경우와 마침표를 쓰는 경우도 있다. 좀 헷갈리기는 할 것이다. 가운뎃점을 써야 할 때에 쉼표를 쓰는 경우는, ‘사과, 배, 복숭아 등의 과일’이라고 할 때다. 이때는 가운뎃점을 써야 한다. 마침표를 쓰는 경우는 ‘8ㆍ15 광복’이라고 할 때다. ‘8.15’라고 쓴다.
다섯째, 느낌표는 원래 하나만 찍는다. 그런데 느낌표를 두 개, 세 개를 찍는다. 글로써 강한 느낌을 전달하려다 보니 여러 개를 찍는 것이다. 새로운 문장부호 사용법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강한 의문을 표현할 때는 물음표를 여러 개 찍으면 되겠다. 그러면 좀 오래 쉬어 읽으라 하고 싶을 땐 쉼표를 두세 개 찍고……. 이러면 문장이 뭐가 되겠나. 느낌표와 물음표만 우선 사용해 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많은 사람은 문장부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잘못 사용해도 나무라는 사람이 별로 없다. 자기가 쓰고 있는 방법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도 한글맞춤법에 맞게 써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것을 따따부따 따지면 고리타분한 인간, 앞뒤 꽉 막힌 서생, 융통성 없는 불퉁가지로 취급해 버리는 우리 세태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2014.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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