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밥을 먹으면서 CBS 라디오 <뉴스로 여는 아침>을 듣는데, 웬 스포츠 전문기자가 나와서 “○○○ 선수 같은 경우에는 어떻다.”고 하고, 진행자가 “기자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으니 “나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생각한다.”고 말하는데, ‘누구 같은 경우’라는 말이 내 귀에 딱 걸렸다. 이 말이 어색하여 먹던 밥이 목구멍에 딱 걸리는 기분이었다. 이 기자는 ‘누구 같은 경우에는’이라는 말을 대여섯 번 되풀이하여 말했다. 밥맛이 떨어졌다.
“무엇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예,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게 맞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 대해 “요즘 그 사람 어떻게 사는가?”라고 묻는데 “예, 그는 잘 삽니다.”라고 하지 않고 “그 사람 같은 경우에는 요즘 잘 지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게 이상하게 들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 ‘무엇 같은 경우에는’이라는 말투가 번지고 있을까? 모르겠다. 꼭 ‘경우에는’이라고 쓰고 싶으면 “나의 경우에는 그렇습니다.”라고 해도 된다. “그 선수의 경우에는 요즘 침체기에 빠져 있습니다.”라고 해도 될 듯하다. ‘같은’이라는 말이 필요 없다는 말이다. 많이 양보해서 그렇다는 것이지, 좋은 표현은 아니다. 다른 분들은 이 말투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지 조금 궁금하다.
2014.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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