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노했다. 그럴 만도 하다. 아니 당연히 노해야 한다. 노하지 않으면 하늘이 아닐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나라의 여러 상황, 특히 정치권의 작태는 한심한 정도를 넘어선 것 같다. 유족들의 찢어진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숨이 끊길 듯한 고통에 공감하는 소통이 필요한데 우리 사회는 그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하늘이 노하지 않을 손가.
어제 세월호 구조 활동을 지원하고 강원도로 돌아가던 소방헬기가 광주에서 추락했다. 사고의 경위는 아직 정확히 모르겠지만, 헬기가 고장을 일으켜 추락할 수밖에 없게 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소방관들은 민간에 피해가 가장 적을 곳을 택하여 추락하였다. 지금까지의 상황은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난다. 지금 하늘이 번쩍거리고 우르르쾅쾅거리는 것은 우리들의 마음이다. 찢어지고 뜯겨지고 갈라지고 주저앉아버린 우리들의 마음이다. 민중이 곧 하늘 아닐 것인가?
천둥은 ‘뇌성(雷聲)과 번개를 동반하는 대기 중의 방전 현상(放電現象)’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천둥은 ‘천동’(天動)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번개가 친 다음에 하늘에 크게 울리는 소리는 우레다. 그런데 우레는 ‘하늘이 울다’에서 ‘우는 것’이라는 말에서 유추하여 생긴 말이라고 한다(울+개). 막는 것을 마개라고 하고, 덮는 것을 덮개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사람들은 ‘뇌성’에 나오는 번개뢰(雷)를 생각하고서는 ‘우뢰’라고들 많이 말하다. 이리 말하든 저리 말하든 뜻만 통하면 되겠지만, 그래도 우레는 우레다.
오늘따라 유난히 우레가 무섭다.
2014.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