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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서 퍼나른 글 모음

시계

by 이우기, yiwoogi 2014. 6. 14.

젊은 동료로부터 "남자에게 액세서리는 시계뿐이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 휴대폰이 있어서 시계는 갖고 다니지 않았는데, 있으면 편리할 듯도 했다. 결혼 예물 시계는 고장났고 그 전에 차고 다니던 시계도 오간데없다. 아내 시계를 차고 나갔다가 "말없이 갖고 가면 어떡하냐"는 핀잔을 들었다.

 

마침 OO카드 포인트가 제법 쌓였기에 포인트몰에서 시계를 사려고 했다. 그런데 요즘 보안이 얼마나 철두철미한지 결제가 안 되는 게 아닌가. 하는수없이 다음에 다시 시도하기로 하고 내비뒀다. 그리곤 잊어버렸다.

아내가 외국 간 사이에 다시 마음이 동하여 포인트몰을 열심히 뒤졌다. 맞춤한 놈을 골랐다. 나는 <SWATCH>를 '에스와치'로 읽었다. 와치는 시계다. 이번엔 운좋게 결제까지 일사천리로 잘되어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아내가 엊저녁에 돌아왔다. 출국 전 시계타령이던 나를 생각했나 보다. 외국공항 면세점에서 샀다며 <GUESS> 시계를 내놓는다. 자기것도 샀다. (나는 '궤스'라 읽을지 '가스'라 읽을지 '구에스'라 읽을지 모르겠다) 며칠 뒤에 다가오는 결혼기념일 선물이란다. 하!

나는 숨기고 자시고 할것없이 어찌어찌하여 시계를 주문했노라 자백했다. 죄도 아닌데, 자백이라니... 아무튼 오늘 내가 주문한 시계가 왔다. 젊은 학생들은 보자마자 "스와치네!"라고 한다. '에스와치'가 아닌가...


아무튼 그래서 시계가 두 개가 됐다. 기분좋다. 하나는 보통 때 차고 다른 하나는 운동할 때, 등 산이나 야외에 놀러 갈 때 차면 딱 좋겠다. 시계를 보면 어쩐지 기분이 좋아진다. '여유'란 걸 갖게 된 것 같다. 

아들은 둘 중 하나를 내놔라고 조르더니 기어이 내가 주문한 것을 갖겠단다. 내것이 아들것이고 아들것 또한 아들것이니, 아들을 어찌 이기랴. 아무튼 없던 시계가 이틀 사이에 두 개가 된 사연은 대강 이러하다. 

참, 나도 결혼기념일 선물로 <설화수> 화장품 세트를 내놨다. 이것 역시 OO카드 포인트몰에서는 최고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서, 시계보다는 '두 배' 비싸다. 아내는 이 제품이 마음에 든다고 한 적 있다. 참 기분이 좋다. 나도, 아내도, 아들도 모두 횡재했다. 포인트가 좋다. 

이런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방송국 같은 데 보내면 다들 非웃겠지... 음... (위쪽이 아내가 사온 '궤스'이고 아래쪽이 내가 주문한 '에스와치'다.) 끝~^^

 

2014.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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