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오후 4시부터 5시 50분까지 경상대학교 신문방송사 학생 기자들을 대상으로 <신문 기사 작성의 실제>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펼쳤다. 결론은, 좀더 열심히 준비하여 좀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끌어가지 못한 게 미안하다. 비록 기사 비슷한 보도자료 쓰기로 밥벌이를 하긴 하지만, 신문 기자 그만둔 지 11년이나 되었는데... 감각은 무뎌지고 기억력은 약해졌다. 말주변도 별로다. 학생들이 2시간 동안 중노동을 했다.
그래도 2시간 동안 해준 이야기 가운데 각자 한두 가지씩은 건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기자이기 이전에 먼저 올바른 학생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 논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사란 무엇인가, 기사의 종류, 신문 기사 쓰기의 실제, 기사 작성 10계명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내 목소리라기보다 다른 책들에 있는 것을 정리하고 의견을 조금 덧붙인 것에 불과했다. 교정과 교열, 그리고 스타일북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알아듣는 눈치가 보였다.
그러고선 올 1학기 동안 나온 <경상대신문>의 기사를 나름대로 분석하여 고칠 점들을 설명해줬다. 직접 기사를 쓴 기자들을 앉혀놓고 그런 말을 하자니 몹시 미안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음을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 그런데 내가 쓴 원고에도 오자와 잘못된 문장이 수두룩했으니, 글쓰기의 힘겨움과 무서움을 내가 깨닫게 될 수밖에. 교학상장이라고 할까. 아무튼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 놓았다 싶다.
이틀 동안 교수님과 강사 여섯 명, 그리고 내가 한 강의를 소재로 하여 스트레이트든 박스든 인터뷰든 단신이든 스케치든 뭐든 기사로 만들어 금요일까지 나에게 이메일로 보내라고 했다. 숙제다. 가장 잘 쓴 학생에게 한효석 선생님의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를 주고, 두 번째 잘 쓴 학생에게 이동저장장치(USB)를 하나 주고, 세 번째 잘 쓴 학생에게 다른 책 한 권을 준다고 했다. 너무 많이 와도 걱정이고, 너무 적게 와도 섭섭하게 생겼다. 그래도 기다리는 마음은 언제나 즐겁다.
2014.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