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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나에게 일어난 이야기 2024년 나에게 일어난 이야기 2024년을 돌아본다. 많은 일이 일어났다. 나에게도 그렇고 직장에도 그렇고 나라에도 그러하다. 나랏일은 입에 올리기 민망하다. 해마다 이맘때 한 해를 돌아보며 잘못한 일을 반성하고 내년에는 더 잘하리라 다짐해 왔다. 돌아보면 해마다 아쉬움과 함께 반성만 늘었을 뿐 스스로 대견하거나 뿌듯한 일은 별로 없다. 나이 들어갈수록 더한 것만 같다. 자신에게도, 가족에게도, 직장동료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미안함만 늘어난다. 2024년을 돌아본다. 사실 며칠 동안 올해 나에게 일어난 일을 골똘하게 생각했다. 기록에 남길 만한 일이 몇 가지 없다. 그것도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그래도 적어 놓는다.  1. 자동차를 바꾸었다1997년 아벨라를 샀었다. 10년을 조금 채우지 못하고 팔았다.. 2025. 1. 1.
인연 목이 칼칼하면 술꾼은 술집으로 간다. 춤꾼은 덩실덩실 어깨부터 흔들겠다. 소리꾼은 부채를 촥 펴면서 판소리를 한 자락 할 테지. 기타리스트는 기탓줄 튕기며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고. 아코디어니스트는 를 연주하며 미간에 주름을 세우지 않을까. 술꾼은 관객이 되고 소리꾼과 기타리스트와 아코디어니스트는 예술인이 된다. 광대가 된다고 해도 나쁘게 듣지 않겠지. 딴따라라는 말도 요즘은 윗길로 대접받지 않은가. 아무튼 그렇게 만나면 흥겨운 잔치마당이 될 수도 있다. 고상하게 연주회라고도 할 수 있겠지.  술꾼 머릿속이 복잡할 땐 기탓줄이 튕~ 소리만 내어도 상쾌해질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어지러울 땐 아코디언의 ‘밤밤밤바~’(이렇게밖에 적지 못하는) 첫 소절만 퍼져도 차분해질 것이다. 그 술꾼이 뒷골 당기고 뱃속.. 2024. 12. 2.
김경현의 역사·문화·논개 비평 『진주 죽이기』 김경현의 역사·문화·논개 비평진주 죽이기 『듣도 보도 못한 진주역사, 김경현의 진주이야기 100선』의 후속편진주정신을 바로 세우는 작업이자 운동   “진주만의 고유한 무엇인가가 있다. 이 책은 그것을 찾는 과정이다.” “역사를 기억하고 해석하기 위한 일종의 정신사적 작업이다.”“진주정신을 찾는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을 증명하려 했다.”  진주이야기가 또다시 강력한 문제의식을 던지며 등장했다. 25년 전 지역에 이야기판을 깔아놓은 첫 번째 책 『진주이야기 100선』은 단지 흘러간 옛이야기로만 그치지 않았다. 올 초 『듣도 보도 못한 진주역사, 김경현의 진주이야기 100선』이란 증보판이 복간되어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더욱 선명하고 놀라운 힘으로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나왔다. 그.. 2024. 12. 1.
만남 이별 한번 하고 나서 새로운 인연이 찾아왔다. 작고 야무지게 생긴 녀석이다. 흰색과 검정색이 조화롭다. 겉보기와 달리 안은 넓다. 오르막길에서 쇳소리가 크게 들린다 하고, 고속도로에서는 큰 차 옆을 조심하라고 하고, 기름을 많이 먹어 레쿠스라고 한다고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바퀴만 잘 굴러가면 된다.내 인생 네 번째 자동차이다. 짧게 잡으면 10년, 길게 잡으면 20년 정도는 함께할 것 같다. 어쩌면 인생 마지막 자동차일 수도 있겠다. 운전 버릇 고칠 터이니 부디 안전하고 행복하게 잘 동행해 주면 좋겠다. 애지중지 금지옥엽 쓰다듬고 닦아줄 터이니 나랑 잘 지내보자. 반갑다.2024. 11. 21.(목)이우기 2024. 12. 1.
덕분 섣달 첫날 아침 떡국을 먹는다. 저녁에 아내가 떡을 미리 불려 놓은 덕분이다. 굴을 깨끗이 씻어서 잘 보관해 준 덕분이다. 굴에 미리 소금을 간하여 밍밍하지 않고 감칠감칠했다. 아내 덕분이다.  저녁 모임 마치고 축협하나로마트에 갔다. 달걀과 두부와 굴을 샀다.  소고기도 샀다. 찬바람 부는 건물 모퉁이 돌 때 문득 머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이맘때 먹고픈 떡국이 생각났다. 바람 덕분이다.  보통 때 견주면 늦은 7시에 일어나 떡국을 끓인다. 맹물에 맛선생 하나 넣고 떡 넣고 두부 넣고 굴 넣고 호박 넣는다. 소고기는 다음에 무국에 쓰기로 한다. 달걀은 마지막에 풀고 김은 국을 푼 뒤에 썰었다. 시장 떡집에서 일하는 큰형수는 이따금 팔고 남은 떡을 갖다 준다. 가래떡도 있고 떡국떡도 있다. 일부러 사 먹.. 2024. 12. 1.
위로 마음이 답답하고 정신이 흐릿했다. 지나온 길에 자신이 없었고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았다. 발아래만 내려다보며 한숨 쉬기 일쑤였다. 안갯속에서 길 잃은 영혼이 되어 속울음을 삼키었다. 몇 달간 그랬다.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니었다.  위로가 필요했다. ‘뚜벅뚜벅’ 공연을 보러 갈까 술집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마음을 먹었다. 관람료 1만 원을 입금하고서야 좌고우면에서 벗어났다. 일 마치고 차를 몰았다. 익숙한 길을 낯설게 보면서 달렸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누어 1시간 동안 이어졌다. 한 곡 한 곡마다 가수들은 관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관객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맞추어 받아들일 수도 있다. 나는 2부 노래들에 매료됐다.  뚜벅뚜벅 걷다 보니.. 2024.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