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동5 자동차 소리 듣지 않고 뒤벼리 걸어가는 방법 도동 동부시장 부근에서 중앙 지하상가 에나몰까지 걷는다. 오후 5시 30분쯤 출발하여 6시 40분쯤 도착한다. 꽤 멀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생각보다 가깝고 생각만큼 즐겁고 생각하지 못한 사이에 스스로 흐뭇해지는 시간이다. 많이 쌀쌀해진 날씨지만 걷는 데는 더욱 .. 2017. 11. 1. 장대동 굼턱 집 추억(4)-바퀴벌레는 돈벌레였을까 공지영 소설 ≪봉순이 언니≫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주인공이 남의 집에 세 들어 살 땐데, 식모 봉순이가 주인집 부엌에서 ‘새까맣고 반짝반짝하며 기인 생명체들’을 손아귀에 담아 훔쳐온다. 그것들은 ‘손아귀에서 놓여나자마자 서둘러 움직였고 이내 사라졌다.’ 봉순이는 나에게 .. 2015. 2. 22. 장대동 추억(3)-그 돈 갖고 잘 먹고 잘 살아라 진주시 장대동 ‘길 아랫집’을 우리는 ‘굼터’라고 했다. 길에서 푹 꺼진 땅이라는 뜻인 듯한데 잘 모르고 썼다. 딴 데로 이사 간 뒤 우리는 “장대동 굼터에 살 때”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게 표준어인지 사투리라 하더라도 그런 말이 있긴 한지 알 수 없었다. 어른이 쓰니 아.. 2015. 2. 12. 장대동 추억(2)-소고기 기름덩이로 찬란하던 시절 그리 먹을 게 귀하던 시절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뭣이든 풍족하게 먹을 수 있던 때도 아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았다. 공사장 막일을 하는 아버지와 중앙시장 배추 장수 어머니로부터 나올 수 있는 먹을거리는 고등어, 명태, 갈치 같은 생선과 어쩌다 한 번 먹을 수 있는 돼지.. 2015. 2. 11. 장대동 추억(1)-불법 복제 테이프 장수 진주시 장대동 ‘길 아랫집’에서 몇 해를 살았다. 비봉산 의곡사 근처에서 흘러내린 물은 봉래국민학교 앞을 지나 옥봉성당을 끼고 돌아 동방호텔 앞 배수구에서 남강에 합류하는데, 가깝지 않은 거리를 흘러가는 도랑에는 다닥다닥 붙은 집들에서 쏟아져 나오는 하수돗물이 죄다 섞이.. 2015. 2.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