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12

사랑에 좌절하면 죽을 수 있는가 새해 초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생겼다. 대구에서 스물아홉 살 여성이 남자친구와 함께 자취를 감추어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여성은 “결혼 반대에 화가 난 남자친구가 같이 죽자고 한다.”고 어머니께 알렸다. 12월 30일 함께 행방이 묘연해졌는데 1월 2일까지 못 찾고 있.. 2015. 1. 2.
고구마 학교를 파하여 집에 가도 먹을 게 별로 없던 시절이다. 바로 앞집이 점방(가게)이긴 했지만 주머니엔 땡전 한 푼 없는 날이 더 많았다. 10원, 20원 하는 과자가 더러 있긴 했는데 그만한 용돈도 소풍 때나 명절 말고는 손에 쥘 수 없었다. 오후 서너 시, 햇살은 비스듬히 누워 감나무 가지 사.. 2014. 12. 12.
걱정 지금 사는 국제아파트는 지은 지 30년쯤 된 것 같다. 이사 온 건 2004년이다. 11년째 살고 있다. 아내는 지지난해부터 다른 데로 이사 가자고 했다. 나는 “이 집 팔아도 웬만한 아파트 전세도 못 얻는다.”며 반대했다. 집의 절반은 국민은행 소유니까. 그러자 이번엔 집안 분위기를 바꾸자며.. 2014. 9. 16.
싸움 아이들은 왜 싸울까. 제 것 뺏기지 않으려 싸우겠지. 이 말은 남의 것 뺏으려는 놈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남의 것 뺏으려고 달려드는 놈을 때려줘야 한다. 주인이 분명하지 않을 땐 두 놈 다 혼내줘야 한다. 그래야 안 싸운다. 어릴 때부터 싸움 좋아하는 놈은 싹수가 노래지기 십상이.. 2014. 9. 16.
중학생이 된 자랑스러운 다을에게 오늘 바람은 조금 차가웠어도 날씨는 정말 좋았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하고 맑은 봄 날씨였지. 곳곳에서 개나리, 진달래, 매화, 목련 같은 봄꽃들이 피어나기 딱 좋은 날씨가 아니었나 싶다. 이런 날씨를 보면, 아버지는 앞으로 다을이 인생에도 오늘처럼 좋은 봄 날씨만 계속되었.. 2013. 3. 7.
도토리묵 월아산에서 노다지를 발견했다. 청곡사 뒤 산길을 걷고 있는데 엄지손가락 끝마디만한 도토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게 아닌가. 그날따라 등산객도 거의 없었다. 겨울을 날 다람쥐를 위해 야산 도토리를 주워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지만, 그날 그곳에는 그런 걸 염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도토리가 많았다. 우리는 김밥과 과일을 먹고 난 후 헐렁해진 배낭에 도토리를 주워 담았다. 그것을 어머니께 갖다드렸다. 어릴 적 해먹곤 하던 도토리묵 생각에 입에 군침이 돌았다. 얼마 뒤 과연 어머니는 그 도토리로 두부판 하나 가득 도토리묵을 해 놓으셨다. 야들야들 탱글탱글하면서 아주 약간 떫은맛이 도는 ‘어머니표 도토리묵’과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요기를 하면서도 나는 잘 몰랐다. 도토리 껍데기를 벗겨 가루로 곱게 .. 2012.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