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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하고 소소한 일상

통풍

by 이우기, yiwoogi 2024. 6. 3.

통풍

 

내 몸에 성의 없이 살아왔더니 조금 성의 없이 작성한 주의 사항을 전달 받았다. 갑자기 삶의 질이 확 떨어진 것 같다. 조금씩 회복해 가면 될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일주일 전부터, 아니 열흘 전부터 왼손 손가락 세 개의 가운데 마디가 아팠다. 아침에 주먹을 쥐어보면 통증이 느껴졌다. 낮 동안 일할 때는 괜찮았다. 터널증후군의 하나라고 짐작했다.
내과에 혈압약 타러 간 김에 물어보았다. 류머티즘일지 모른다며 피를 검사했다. 통풍 수치가 높다는 문자가 다음날 왔다. 지난주 금-토요일 일이다. 그때 조심스럽게 물어보지 않았더라면, 의사의 정확한 판단이 없었더라면, 나는 정형외과로 갔을 것이다.
의사와 약사가 이구동성으로, 가장 먼저 술과 육류를 금하라고 했다. 그 외 조심할 게 많다. 60일 동안 조그만 알약을 하나씩 먹어야 한다. 주의 사항 중에 '술(맥주, 보드카 등)'이라는 대목을 유심히 본다. '그럼 소주는?'이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주윗분이 통풍 걸렸다고 말할 때 예사로 생각했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했을 때도 그저 그러려니 했다. 이제 내 차례인가 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픈 정도는 아니다. 그저 견딜 만하다. 더 나빠지기 전에 조심하자, 라고 생각한다. 60일 동안은 내 몸을 좀더 성의 있게 대하자고 다짐한다.
2024. 5. 27.(월)

이우기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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