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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하고 소소한 일상

언니콩나물해장국

by 이우기, yiwoogi 2024. 2. 6.

<언니콩나물해장국>


주말 아침엔 해장국이 필요하다. 늘 그렇다. 충전하느라 걸어 10분 더 걸리는 곳에 세워놓은 전기차 가지러 가는 길에 마음먹었다. 오늘은 콩나물해장국이다. 콩나물해장국은 '언니콩나물해장국'이다. 이현동 공설운동장 근처에 있다. 미리 전화하여 2인분 주문했다. 손님은 서너 모둠 있었다. 콩나물 향기가 가득했다. 유리창은 콩나물 국물처럼 뽀얬다. 7시 5분쯤 들어서자마자 묵직하고 커다란 봉지를 건네준다. 포장하면 2인분을 4인분처럼 준다. 다른 반찬은 안 준다.

 

집에 와서 아내를 안심시켰다. 늘 그러하다. 절반을 덜어 냉장고에 넣어놓고 절반을 끓인다. 뽀글뽀글 냄새가 올라오고 뿌연 소리가 거실에 번져 나간다. 이 아침이 진정 주말임을 일러준다. '알부자집' 달걀 두 개도 부친다. 김치만 있으면 진수성찬이 된다. 아삭아삭하면서 부드러운 콩나물을 씹으며,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 먹다가 그릇째 들고 후루룩 마시는 기분은, 아는 사람만 알 것이다. 바지락 껍데기 굴러다니는 소리도 정겹다.

 

'언니콩나물해장국'은 오래전 인기 연속극 <경이로운 소문>에 나온 국숫집의 모델이다. 작가는 이 집을 본따서 국숫집을 그렸다. 새벽 6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문 연다. 어떤 손님이 찾을지 알 만하다. 그 밥집에 앉아 해장국을 먹으면 여러 반찬을 맛볼 수 있다. 하나하나 정성 가득하다. 이것저것 모두 맛깔나다. 해장에 좋고, 해장하는 김에 먹기도 하는 막걸리 안주로도 그만이다. 친구(의 아내)가 운영하는 가게라 더 각별하다. 시간 잘못 맞추면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은, 귀띔이다.

 

 

2024. 1. 20.(토)
ㅇㅇㄱ

 

#언니콩나물해장국 #알부자집달걀 #경이로운소문 #알부자집 #해장국 #콩나물해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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