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그런 날이 있다. 까닭 없이 그런 날이 있다. 커피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밤잠을 못 이루는데도 문득 한 잔이 당기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이 있다. 비 때문도 아니고 해 때문도 아니다. 오늘은 하늘 덕분이라고 해 둔다. 그냥 그런 날이 있다.
그런 사람도 있다. 툭 던진 한마디를 오래전 약속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농담을 농도 진한 진담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날은 소주나 커피 한 잔을 얻어먹게 된다. 고맙지, 아주. 한 잔은 작지만, 마음은 지구보다 크다. 그런 추억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진주시 호탄동 이디야(EDIYA)에서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카라멜마키아토'가 한 잔 왔다. 입에 대는 순간 너무나 맛있어서 막걸리잔 기울이듯 몇 모금 마시다가, 아차, 사진을 찍었다. 한 잔에 담긴 이디야의 사랑과 우정을 잊지 못한다. 오늘은 이런 날이다.
진짜 맛있다. 달달한가 하면 아주 약간 쌉싸름하고, 그런가 하면 벌꿀의 깊은 단맛이 뒤따라 올라온다. 목구멍에 기름을 바르는 느낌이고 콧구멍에 참기름을 바르는 기분이다. 고맙고 즐겁고 행복하게 잘 마신다.
오늘 일기 끝.
2024. 1. 18.(목)
ㅇㅇ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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