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불고기계란덮밥>
배달 전문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들이 실력을 발휘했다. 이것저것 재료를 사 와서는 직접 가스렌지 앞에 서서 요리를 했다. 이름은 '고추장불고기계란덮밥'이란다. 이 기다란 이름을 가진 요리를 30분 만에 세 그릇 뚝딱 해내는 솜씨가 제법이다. 아, 밥은 햇반을 데웠다.
가스렌지 불꽃이 고기 양념에 붙었다가 꺼졌다가 하는 장면을, 아들이 하는 걸 바로 눈앞에서 보리라고는 상상도 못하던 것이다. 특히 가정용 무거운 궁중팬을 왼손으로 흔드는 이른바 웍질 솜씨가 약간 아니다. 듣자 하니 하루에 30-40번씩 웍질을 한단다. 가끔 뜨거운 불꽃이나 프라이팬에 데기도 하면서.
아무튼 고추장불고기와 달걀과 마요네즈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이 밥의 맛과 향과, 거기에 담긴 아들의 마음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 여기에 몇 자 적어 놓는다. 김치의 역할도 기억해야겠지. 크리스마스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2023. 12. 25.(월)
이우기
'자잘하고 소소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디야 (0) | 2024.01.18 |
---|---|
새해 모임 (0) | 2024.01.18 |
묵은해와 새해 (2) | 2024.01.02 |
노량 (0) | 2023.12.22 |
2023년에 나에게 일어난 일 몇 가지 (1) | 2023.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