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5시 30분쯤 깼다. 스마트폰에 불이 들어왔다. 월급이 들어왔다는 신호다. 아들에게 용돈을 보냈다. 후원 단체에도 조금 보냈다. 월급은 한 달을 살아갈 밑천이자 에너지다. 밑천은 얇고 에너지는 빈약하다. 씁쓸하게 웃는다. 부스스 일어나 면도하고 세수한다. 옷 갈아입고 밥 먹는다. 이 닦고 출근한다. 사무실 도착하면 6시 40분이다.
아침에 해야 할 일은 중요하다. 라디오 들으며 컴퓨터 모니터를 열심히 들여다본다. 손가락은 쉴 새 없다. 찬 물 한 잔 마시면서 아린 눈을 끔벅인다. 문득 고개를 돌려볼 때, 멀리 선학산에 햇살이 비치는 게 일상이다. 오늘은 안개비가 뿌옇다. 오리무중이다.
얼마나 더 이렇게 살아야 할지 막연하다. 이렇게라도 살 수 있을지 막막하다. 대안도 대책도 없이 무작정 떠나고 싶다. 며칠 남지 않은 연말에 남은 연차휴가를 요리조리 써볼 작정이다. 마음이 덜 헛헛해지기를 바란다. 넋두리로 아침을 시작한다. 아무튼 그러하다.
2023. 12. 15.(금)
ㅇㅇ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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