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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큰들 마당극 보러 가기

2020년 극단 큰들의 마당극 공연을 기다리며

by 이우기, yiwoogi 2020. 3. 11.

마당극 전문 극단 ‘큰들’은 1984년에 탄생했다. 당시 이름은 ‘물놀이패’이다. 첫 창립 공연 작품은 소설 ≪백정≫으로 유명한 정동주 씨가 쓴 마당극 <진양 살풀이>이다. ‘물놀이패’는 1985년 ‘놀이판 큰들’로 이름을 바꾼다. 마당극 <한솥밥 먹기>, <잿밥타령>을 공연했다. ‘놀이판 큰들’에서 ‘큰들문화예술센터’로 단체 이름을 바꾼 건 1997년이다.

 

그동안 극단 큰들이 창작 공연한 ‘마당극’을 훑어보면 대강 이렇다. 이 내용은 큰들문화예술센터 누리집을 참고했다. 묶음표 안의 연도는 마당극 창작 연도를 가리키는 듯하다.

 

<양반 상놈 따로 없다>, <불꽃이 되어>(1987), <우리 땅에 우리가 간다>, <노동의 새벽>(1988), <일터의 함성>(1989), <황토바람>(1990), <여우의 꽃신>(1991), <팔봉아, 가방은 왜 싸니?>(1992), <동민이의 쌀가마니>(1996), <96 진주는 안녕하셨습니까?>(1997), <논개>, <떳다! 엿장수>(1998), <난장>, <신토비리>(1999), <동물의 왕국>(노동극), <바람개비>(환경극), <신문고를 울려라>(언론극)(2001), <뱃놀이 가잔다>, <흥부네 박 터졌네>(2002), <여자, 죽자, 살자>(여성극), <순풍에 돛 달고>(통일극), <호루라기 사나이>(단막극)(2003), <불어라 강바람>(단막극), <통일공사중>(단막극)(2004), <강강水울래>(환경극)(2005), <여의와 황세>, <밥상을 엎어라>(농민극), <각설이 통타령>(단막극)(2006), <유월의 꽃이 피었습니다>, <주먹이 운다>(단막극)(2007), <허준>, <굿모닝 허도령>, <미친 소 잡솨봐>(단막극)(2008), <진주城싸울애비>(2009), <약초골 효자뎐>, <최참판댁 트위스트>(2010), <남해바다 낭랑할배전>(2012), <마당극 이순신>(2013), <정기룡>(2014), <역마>, <남남북녀 혼례판굿>(2015), <백의종군 이순신>, <백세인생 여주할매>(2016), <남명>(2018)

 

엄청 많다. 다 헤아리기 어렵다. 누리집을 보면서 하나하나 옮겼지만 놓친 게 있을 수 있다. 이 가운데 <백의종군 이순신>과 <마당극 이순신>은 같은 작품을 개작한 게 아닌가 싶다. <약초골 효자뎐>은 그 뒤 그냥 <효자전>으로 바뀐 듯하다. <최참판댁 트위스트>는 <최참판댁 경사 났네>로 바뀐 듯하다. <남남북녀 혼례판굿>은 <오작교 아리랑>으로 바뀐 듯하다.

 

내가 마당극에 심취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치자면 <역마>, <오작교 아리랑>, <효자전>, <최참판댁 경사 났네>, <남명>, <이순신>을 주로 공연한다. 2019년 한 해 동안 관람한 작품을 헤아려 보니 <오작교 아리랑> 9회, <효자전> 8회, <최참판댁 경사 났네> 9회, <남명> 12회, <역마> 1회 등 모두 39회이다. <이순신>은 한 번도 못 봤고 <역마>는 단 한 번 보았다. <오작교 아리랑>, <효자전>, <최참판댁 경사 났네>는 2018년에 본 것까지 합하면 각각 20회는 넘어갈 듯하다.

 

2019년 3월 1일 하동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공연 한 장면이다. (사진=이우기)

2019년 3월 1일에는 3ㆍ1절 100주년 기념 공연이 하동군 최참판댁에서 열렸다. <최참판댁 경사 났네> 내용 가운데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했다. 극단 큰들 배우뿐만 아니라 배우 아닌 단원과 진주큰들풍물단, 일반시민 등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관객이 아주 많았다. 많은 관객으로부터 아낌 없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2월 초 하동군청에서 군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남명>을 공연한 것을 빼면 사실상 2019년 마당극 공연 행진의 첫 출발을 알리는 기념비적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3월 9일 토요일에는 하동에서 <최참판댁 경사 났네>를 공연했다. 굳이 따지자면 2019년 첫 공식 공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온 산과 들에 매화가 피어나고 아지랑이가 가물가물 하염없이 피어오르던 그런 날이었다. 남녘의 봄바람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하동인지라 날씨가 제법 포근하였던 날이다. 긴 겨울 동안 구슬땀 흘리며 마당극 공연을 연습해온 배우들이 한껏 물오른 기량을 마음껏 내뿜던 감동적인 날이기도 하다. 나는 3ㆍ1절 기념공연과 그 다음주 9일 공연을 잇따라 관람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렇게 시작한 2019년 마당극 공연 관람 행진은 11월 23일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진주아이쿱생협 조합원 한마당 기념 공연까지 이어졌다. 마당극을 서른아홉 번 보았고 그 관람 후기를 스물여섯 번 썼다. 마흔 번을 채우고 싶은 욕심이 없지는 않았으나 그것까지 이루기는 힘들었다. 그렇게 모은 후기를 책 한 권으로 묶었다.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마당극 후기를 묶어낸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고 미친 일이고 다시 하기 어려운 일이다, 라고 생각한다.

 

2019년 4월 27일 어머니와 친구 분들 모시고 산청 생초국제조각공원에서 <효자전>을 보았다. (사진=이우기)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머니와 친구 분들 모시고 산청 생초국제조각공원에서 본 <효자전>이다. 어머니와 함께 공연을 본 것은 몇 번 있었지만, 친구 분들까지 모시고 간 것은 처음이었다. 생초국제조각공원에 핀 정말 아름답고 예쁜 꽃을 잊을 수 없다. 그다음 역시 어머니와 친구 분들 모시고 산청 동의보감촌 실내 주제관에서 <오작교 아리랑>을 보던, 비오던 날이다. 나름대로 의미있는 공연은 모교인 대아고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 기념 공연 <오작교 아리랑>이었다. 경남과학기술대학교에서 직장문화배달 공연을 하던 8월 28일 오후와 산청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남명>을 공연하던 11월 14일 오후에는 휴가를 냈었다. 나는 마당극을 보겠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한 해에 두세 번은 휴가를 낸다.

 

기억에 남는 것과 별개로 무척 감동적이었던 공연날도 있었다. 3월 9일 <최참판댁 경사 났네>를 보던 날이다. 용이네 집 앞에서 1부 공연을 마친 뒤 2부 공연을 이어갈 최참판댁 안채로 이동하던 중 한 배우(강청댁; 김혜경)가 동료 배우들에게 말없는 말로 물병을 건네던 장면이 그것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무심코 건네는 물병 하나에 담긴 의리와 우정과 사랑을 나는 보았다. 가슴이 뭉클했다. 35명 단원이 35년 동안 동고동락할 수 있었던 이유를 보았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2019년 3월 9일 마당극 <최참판댁 경사 났네> 1부에서 2부로 이동하던 중 본 감동적인 장면이다. (사진=이우기)

또 다른 감동적인 장면도 있다. 8월 3일 산청 동의보감촌에서 <오작교 아리랑>을 공연하던 날이다. 더운 날이었다. 저녁 7시에 공연을 시작했고 왕산과 필봉에서 바람이 제법 불어왔지만 더운 날이었다. 공연은 성공적으로 잘 끝났다. 나는 맨 뒤에서 걸상 위에 올라서서 공연을 보았다. 세상에는 나보다 키가 더 큰 사람이 더 많았으니까. 마지막 한반도기가 그려진 버나를 돌리고 난 뒤 배우들이 인사할 때였다. 앞에 섰던 어느 관객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손뼉을 열심히 치고 고함을 지르는 것만으로는 자신의 감동이 배우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듯했다. 그 엄지손가락을 나는 찍었다. 마당극에 푹 빠진 사람이 나 말고도 또 있구나 하는 동지적 연대감이 생겼다.

 

아쉬웠던 공연도 있다. 그것은 미안하게도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공연이다. 6월 29일 도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극단 큰들 창립 35주년 정기공연과 11월 23일 열린 진주아이쿱생협 조합원 한마당 공연이다. 그 까닭은 다른 데 있지 않다. 무대와 객석이 너무 멀어서이다. 객석 맨 앞자리는 무대보다 낮아서 별로고, 그렇다고 좀 뒷자리에 앉으면 할 수 없이 무대와 멀어진다. 무대와 객석이 멀어지면 배우들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없고, 배우들이 숨쉬는 소리나 땀 흘리는 장면도 놓치게 된다. 나로서는 처음 보는 작품이 아니어서 무대와 객석이 멀거나 가깝거나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그래도 마당극은 앞에서 봐야 하는 것이라서 아쉬움이 남는다. 동의보감촌이나 최참판댁 안채에서 공연을 보노라면, 정말 영화, 연극, 오페라, 뮤지컬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관객과 배우가 한 덩어리로 뒤엉길 수 있는 양식은 마당극이 거의 유일하다고 본다.

 

11월 23일 경남도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진주아이쿱생협 조합원 한마당 기념 공연. (사진=서성룡 님)

마당극을 공연하는 극단 큰들 단원들의 품성을 엿볼 수 있는 장면도 많다. 이런 건 공연 작품 안에서가 아니라 작품 바깥에서 주로 겪는 일이다. 바깥이란 공연하기 전, 또는 공연 끝난 뒤를 가리킨다. 3월 30일 하동 화개장터에서 <역마>를 공연하던 날이다. 무대 세트는 하도 여러 군데 들고 다니다 보니 한 귀퉁이가 깨졌다. 망가졌다고 할까. 아무튼 담벼락 아랫부분에 생쥐 한 마리가 드나들 만한 구멍이 생긴 것이다. 박춘우 무대감독은 어슬렁거리며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꼭 알맞은 돌을 주워 왔다. 그 돌로 구멍을 막으니, 돌이 없을 때보다 더 잘 만들어진 무대 세트 같다.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을 것 같은 작은 것 하나에도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게 큰들 사람들이다. 큰들의 ‘진정성’인 것이다.

 

공연하기 전에 후원회원 등 아는 사람이 나타나면 뭐라도 좀 나눠 먹자고 달려든다. 커피나 녹차, 과자 등 손에 잡히는 대로 주려고 한다. 나는 공연 전에는 뭣이든 잘 안 먹으려고 하는 편이라서 손사래를 치고 도망을 간다. 많은 관객들은 추울 때는 따뜻한 차를, 더울 때는 시원한 생수를 한두 번씩 얻어먹은 적 있을 것이다. 5월 5일 어린이날을 전후한 공연 때에는 모든 관객들에게 사탕을 나누어 주었다. 2018년 7월 21일 <효자전> 200회 공연 때에는 모든 관객들에게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주었다. 200회 공연하느라고 고생한 배우들에게 관객들이 무엇을 주어도 모자랄 판에 말이다. 이게 큰들이다.

 

마당극 <효자전> 연습 장면. 양 옆에서 흐뭇하게 미소짓는 분은 <효자전>에서 어머니와 임뻥아재 역할을 하는 부부 배우. (사진=큰들 페이스북)

이렇게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즐거운 마당극 공연을 올해는 언제나 볼 수 있을까. 역병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하여 3월에는 아예 공연을 하지 않는다. 듣자 하니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공연 일정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고 한다. 공연뿐만 아니라 풍물 강습, 교육 같은 것도 모조리 마찬가지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3월 1일 하동군 평사리 최참판댁에서 <최참판댁 경사 났네>를 공연했을 텐데…. 그러면 나는 당연히 갔을 텐데…. 심지어 직장 선후배 3명과 함께 공연 보러 가자고 약속까지 했더랬는데…. 4월에는 공연을 할 수 있겠지. 4월이면 벚꽃 피고 개나리 피고 진달래 피고 목련 피고, 그리고 우리들 가슴에 웃음꽃도 활짝 피어나겠지.

 

2018년, 2019년 합하여 72회 공연을 본 내가 올해 공연을 기다리는 이유가 있다. 첫째, 사천 완사에 있던 극단 큰들(정확하게는 큰들문화예술센터)이 산청 내수리(물안내마을)에 마당극마을을 조성하여 옮아간 이후 처음 맞이하는 새해이기 때문이다. 각오가 남다를 것이다. 더욱 열심히 연습하였을 것이다. 둘째, 그동안 주연급 배우로 종횡무진 활약하던 오진우 배우가 건강을 이유로 잠시 쉬는 동안 이러저러하게 배역이 바뀔 것이므로 누가 어떤 역할을 할지 몹시 궁금하기 때문이다. <남명>과 <최참판댁 경사 났네>는 지난해 말 배역 변경 사실을 직접 확인한바 놀라움을 금치 못한 적 있고 <효자전>은 아직 궁금함으로만 남아 있다. 셋째, 배역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큰들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그리하여 더 큰 즐거움과 감동을 주기 위해 작품(대사, 소품, 배역 등)을 한두 번씩 바꿔 나가기 때문이다. 넷째, 봄을 맞이하여 꽃 구경, 사람 구경할 핑곗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주말마다 집에서 묵새겼더니 좀이 쑤신다. 다섯째, 올해도 어김없이 마당극을 관람하면서 운동도 하고 식도락도 즐기고 벗들과 여행도 하며 웃음과 감동을 마음껏 누리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큰들 페이스북에는 새롭고 다양한 소식이 올라온다. 참고로 큰들과 내가 같이 아는 페이스북 친구는 421명이나 된다. 페이스북을 포함하여 누리소통망(SNS)에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 가운데 ‘함께 아는 친구’가 가장 많을 것이다. 페이스북은 가까운 친구가 새로운 글을 게재하면 ‘딩동’ 소리는 안 나지만 즉시 알려주기 때문에 최근 소식을 쉽게 알 수 있다.

 

전주에 사시는 후원회원 김종봉 님께서 보내신 먹거리들. 이것 말고도 많다. (사진=큰들 페이스북)

극단 큰들은 전에 없는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올해 예정된 공연과 강습 등을 모두 미루거나 취소한 건 앞서 말한 대로다. 큰들은 예상하지 못하던 여유를 누리고 있다. 이 여유 덕분에 예상하지 못한 일도 생겨난다. 큰들 단원들은 3월 6일 마당극마을 곳곳에 녹차 씨를 심었다. 녹차 씨앗을 땅에 묻었다가 싹을 살짝 틔워서 심는다. 담장 따라 한 줄로 300m쯤 심었다는데…. 어쩌면 3월 안으로, 늦어도 4월초에는 파릇파릇 희망처럼 돋아나는 녹차 싹을 마당극마을 곳곳에서 볼 수 있겠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잔치도 했다. 잔치라고 했는데 분위기는 사뭇 진지하다. 여성 단원들이 오른손을 위로, 왼손을 아래로 하여 가로로 들고 있는 사진이 눈길을 끈다. 이에 앞서 이인근, 최샛별 배우 부부가 2월 26일 0시 20분경 건강하고 예쁜 아기(이세아)를 낳았다. 산모와 아기가 마당극마을로 올 때 모든 단원들이 환영하는 장면은, 기쁘고 즐겁고, 그리고 눈물겹다. 산청 원지 청담한의원 김명철 원장님이 산모를 위한 보약을 지어주었다는 소식도 보인다. 단원들이 공연 대신 부업이라도 하겠다며 일자리를 소개해 달라고 한 글도 봤다. 일이 들어오는지는 모르겠다.

 

세계 여성의 날 기념잔치. (사진=큰들 페이스북)

극단 큰들이 공연을 못 나가게 되어 이런저런 걱정이 많다는 소식을 모를 리 없는 후원회원과 단원 가족이 나섰다. 전주에서 ‘참 좋은 이웃’이라는 단체를 운영하면서 무료 급식과 후원물품 나눔 봉사를 하고 있는 김종봉 큰들 후원회원이 큰들에 무척 많은 라면과 냉동떡을 보내 주셨다고 한다. 특히 20대 단원이 더 좋아했다고. 중앙시장, 지금은 진주 논개시장에서 일하시는 임기원 단원 어머니께서 장을 엄청 봐서 큰들에 보내 주셨다고 한다. 며칠 동안 장 보러 나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단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던가. 그런 와중에 살림단 남자 3명은 마당극마을 배수로 흙 퍼내기 작업을 했단다. 장마, 집중호우, 게릴라성 호우가 아무리 와도 괜찮을 듯하다. “전체 공간관리를 위해 애쓰는 단원들 멋짐 뿜뿜”이라는 말에서 그들의 의리와 배려, 그리고 우정을 읽는다.

 

극단 큰들 신입단원 발표회. 왼쪽 세 번째가 윤민서, 네 번째가 김태광 씨. (사진=큰들 페이스북)

새로 들어온 단원 심사하는 동영상도 올라왔다. 윤민서, 김태광 단원이 언제 어느 작품에서 어느 배역으로 등장할지 몹시 궁금하다. 새로 들어온 단원과 함께 <효자전> 공연 연습하는 사진도 올라왔다. 그러잖아도 마당극 공연 보고 싶어 죽겠는 사람의 심장을 박박 긁어댄다. <효자전> 앞부분에서 갑동이와 동네 친구들이 뱃놀이하는 장면이다. 그때 울려 퍼지는 노래와 음악이 귀에 쟁쟁한다. 잠시 눈 감고 장면을 생각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에잇~! 참!

 

극단 큰들은 “코로나도 잘 지나가고 봄이 제대로 무르익은 어느 좋은 날 설레게 즐겁게 만날 그날을 기다립니다.”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기다림은 기다림이어서 싫지만 견딜 수 있다. 그리움은 그리움이어서 힘들지만 참을 수 있다. 하지만 궁금함은 이기기 어렵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사라지고 모두 어깨 활짝 펴고 환하게 웃으며 마당극 공연을 하고 관람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간절히 바란다. 이러한 기다림과 그리움과 궁금함은, 내가 목이 빠져라 하고 마당극 공연을 기다리는 가장 큰 이유이다.

 

2020. 3. 11.

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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