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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큰들 마당극 보러 가기

까꿍

by 이우기, yiwoogi 2020. 2. 26.

산청 마당극마을에 큰 경사가 났습니다. 배우 최샛별 씨가 2월 26일 0시 20분 딸을 순산하였습니다. 아기도 산모도 건강하다고 합니다. 이 아기의 아빠는 극단 큰들 배우 이인근 씨입니다. 배우 부부가 결혼하여 아기를 낳은 겁니다. 큰들에서 부부 단원는 몇 쌍 됩니다.

 

최샛별 배우는, <오작교 아리랑>에서는 꽃분이 어머니였습니다. <효자전>에서는 갑동이 친구였다가 한양 기생집의 기생이었다가 저승사자로 나옵니다. <최참판댁 경사났네>에서는 어른 서희입니다. <남명>에서는 문정왕후였다가 남명의 문하생이었다가 동네아낙으로, 구국의 의병으로 출연합니다. <역마>에서는 광대패였다가 이야기꾼이었다가 신출귀몰합니다. 2019년 6월 정기공연부터는 모든 공연에 나오지 않습니다. 오로지 태교에만 열중한 것 같습니다. 최샛별 배우의 연기를 보려면 5년쯤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인근 배우는, <오작교 아리랑>에서는 남돌이 친구로 나오다가 요즘은 꽃분이 아버지로 나옵니다. <최참판댁 경사 났네>에서는 마을주민, 독립군 등을 연기합니다. <효자전>에서는 한양의 못된 대감으로도 나옵니다. <남명>에서는 돌이입니다. 처음엔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돌이였다가 요즘은 경상도 말을 씁니다.

 

이 두 분이 결혼한 겁니다. 그리고 그 첫 아기가 곧 마당극마을의 첫 아기가 된 것입니다. 극단 큰들이 산청마당극마을로 옮겨가 지난해 10월말 개소식을 했는데, 여러 가지 반가운 소식이 끊이지 않던 차에 이번 출산 소식은 그 정점을 찍는 듯합니다. 새 생명의 탄생만큼 축복받을 일은 없을 테니까요. 큰들 단원 부부의 아기라서 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0월 25일 마당극마을 개소식 때 만난 최샛별 배우는 여유와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2월 14일 저녁 흥성흥성 페스티벌 때 만난 예비엄마는 편안해 보였습니다. 그다음날 녹차씨 갖다드리러 간 날에는 마을을 산책하며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기는 마당극마을의 좋은 기운을 듬뿍 안고 태어난 겁니다. 태명은 '까꿍'이었다고 합니다. 이제 새 이름을 얻겠지요.

 

우수와 경칩의 한 가운데,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마당극마을에 경사가 났습니다. 아기가 태어난 병원은 창원시 어디라고 들었습니다만, 마당극마을에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퍼진 겁니다. 축하드립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고들 하는데, 마당극마을 모든 이모와 삼촌들, 언니 오빠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튼튼하고 예쁘고 사랑스럽고 씩씩하게 잘 키우시길 기원합니다. 거듭 축하드리며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해 마음으로 빕니다.

 

(축하 인사를 하시려면 큰들 페이스북으로 가셔서 해 주시길 바랍니다.^^ 사진은 곽철영 님의 페이스북 사진첩에서 빌려왔습니다. 허락 없이 갖고 와서 죄송합니다.)

 

2020. 2. 26.
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