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태백산맥> (한길사, 1991)
#7일간7권의책표지=5일차
경상대학교 스타 교수님
주선태(SeonTea Joo) 교수님의 소개로 '책 표지 올리기 운동'에 동참합니다.
주선태 교수님은, 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축산생명학과 교수님으로, <고기수첩>, <필로교수의 한우고기예찬>, <대한민국 돼지고기가 좋다>, <인간과 고기문화>, <필로교수의 고기예찬>, <고기 먹는 채식>, <노 멀리건 인 마이 라이프>와 같은 많은 책을 내신 분입니다. 제가 깊이 존경하는 분이지요.('필로'는 교수님의 필명입니다)
주선태 교수님의 연결로 저도 7일 동안 제가 좋아하는 책 표지를 하루에 하나씩 올립니다. 아차, 매일 잇달아서 올릴지 띄엄띄엄 올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래 이 운동은 책에 대한 설명도, 독후감도 없이 이미지만 올리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루에 한 명의 친구에게 이 챌린지에 동참할 것을 권유합니다. 이 챌린지가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하길 기원하는 것이죠.
책에 대한 설명 없이 표지 그림만 올리는 게 이 캠페인의 취지이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겠다 싶어 몇 자만 적어 놓습니다.
저의 다섯 번째 책은 조정래의 <태백산맥>입니다. 1986년에 처음 나왔는데 저는 1991년 8월에 나온 47판을 샀습니다. 책값은 4300원입니다. 작가가 이 소설을 문학잡지(<한국문학>으로 기억함)에 연재한 것은 이보다 훨씬 전이었습니다.
군대 전역한 뒤 인문대학 정독실에 앉아 이 책을 읽었습니다. 대학 4학년 때이지요. 후배들은 취업 앞둔 선배가 소설책이나 읽고 있다며 핀잔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재미있어서, 훌륭한 역사 교과서여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렇게 10권을 다 읽었습니다. 제 책은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빌려 주었습니다. 책이 너덜너덜해졌습니다.
<태백산맥>을 쓴 작가는 반공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그리 재밌지는 않았는데, 아무리 영화를 잘 만들어도 문자가 전달하는 섬세한 묘사와 설명 들을 따라올 수 없었던 거지요.
<태백산맥>은 광복 이후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좌우 이데올로기의 대립, 그로 인한 전쟁, 전쟁의 한 가운데서 목숨을 잃어야 했던 민초들의 이야기가 거대한 서사시로 펼쳐집니다. 이념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단지 농사를 짓기 위해, 땅을 뺏기지 않기 위해 싸운 사람들의 사연도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전쟁 시기 무능하고 교활했던 이승만도 비판의 도마에 오릅니다. 그런가 하면 벌교를 중심으로 한 전라남도 지역의 고장말이 보석처럼 빛납니다.
당시 책이 하도 잘 팔리는 바람에 출판사에서 저자의 인지도 붙이지 않고 마구 찍어 팔다가 딱 걸렸더랬습니다. 작가와 출판사의 다툼이 해결되지 않자 법원에서는 '인세공탁'이라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제가 산 책의 맨 뒤에는 '인세공탁 1991. 7. 25.'라고 찍혀 있습니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읽었는데, <태백산맥>이 단연 최고입니다. 아직 읽지 않은 분은 지금이라도 제1권부터 펼쳐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언제 떠올랐는지 모를 그믐달이 동녘 하늘에 비스듬히 걸려 있었다."는 첫 문장은 곧이어 펼쳐질 엄청난 사건 사고들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저도 독서문화 확산을 위하여 다음 이어갈 한 분을 선정해야 하는데요, 그건 좀 미뤄두겠습니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분들을 둘러보면 대부분 벌써 이 운동에 열심히 동참하고 있어서입니다.
저를 추천하여 주신 주선태 교수님, 고맙습니다.
2020. 2. 21.
이우기
#7일간7권의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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