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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하고 소소한 일상

낚시

by 이우기, yiwoogi 2018. 10. 22.







어른, 아이 합하여 열다섯 명이 차 다섯 대에 나눠 타고 남해군 미조면 노구항에 갔다. 10시 30분쯤 도착하여 이래저래 노닥거리다가 오후 3시쯤 짐을 쌌다. 오는 길은 꽤 막혔다. 나는 취하여 차 안에서 잤다.


어른, 아이 여남은 명이 낚싯대를 쥐었으나 실제 잡은 고기는 열 마리도 안 됐다. 전문꾼은 다른 선수 낚싯대 봐주느라 실력 발휘를 못했다. 나는 낚싯대 잡을 줄 모른다. 나를 데려간 것은 라면이라도 제대로 끓일 줄 알기 때문이다.


한 사내가 제법 큰 문어 한 마리를 낚시 바늘에 꿴 채 지나갔다. 한 마리 팔라고 했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수원에서 왔다는 그 사내는 다시 돌아와 본격적으로 문어 잡을 채비를 했다. 다시 공손하고 정답게 말을 걸었다. 그는 소주 한 잔에 큰 문어 한 마리를 주었다. 덕분에 문어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다 내 덕이었다.


볼락 몇 마리가 껍질이 벗겨져 안주가 되었다. 이럴 줄 익히 아는 아지매들은 각자 온갖 종류의 밥과 반찬과 안주를 싸왔다. 맑고 파란 하늘과 바다를 보면서 소주 몇 잔 들이켜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너구리 다섯 봉지, 신라면 다섯 봉지 삶아주고는 배 터지고 술 취하게 놀았다.


다음에 또 가자고 하면 돼지 삼겹살, 목살도 갖고 가면 따라나설 참이다. 10월 중간에 멈춰선 일요일은 그렇게 빨갛게 저물어버렸다. 아쉬워라, 즐거워라, 놀라워라, 그날들...


2018. 10. 22.

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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