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목과 어깨 연결 지점이 아프다. 우리하다가 찢는 듯하다가 내리누르는 것 같다. 보름 전쯤 심하게 아프다가 낫는가 싶더니 오늘 다시 그러하다. 세상 온갖 걱정, 시름, 번뇌를 내 왼쪽 어깨에 얹은 듯하다.
엊그제 당일치기 서울 출장, 어제 저녁 김해 출장에 이어 오늘은 숙직이다. 강행군이다. 사흘 동안 쓴 원고는 몇 꼭지인지 셀 수 없다. 무엇무엇 써야 하는지 무엇을 안 썼는지 무엇을 미뤄뒀는지 모르겠다.
잘 먹지 않는 간식을 먹었다. 달달하다. 하나를 먹으니 잇달아 세 개를 먹게 된다. 달달한 기운과 느낌이 꽤 좋다. '쵸코하임'과 '화이트하임' 이름을 머릿속에 저장한다. '하임'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모르는 말도 용서해 줄 만하다.
극단 큰들에서 마당극 <남명>을 공연한다. 두세 달 전부터 알고 있었다. 다음주 토요일 산청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앞 마당에서 첫 공연을 펼친다. 무조건 믿고 보는 큰들 공연이라 무척 설렌다. 가장 바쁜 한 주를 보낸 뒤 얻는 꿀 같은 휴가가 될 것이다.
이 공연에 초대하는 엽서가 어제 왔다. 반가움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한 장짜리 작은 엽서가 주는 느낌은 깔끔하고 명쾌하고 진지하고, 그리고 뜻하지 않게 달달하다. 그만큼 기대하고 기다렸다.
컵라면과 삼각김밥 하나 먹으며 숙직 서더라도, 하임과 마당극 덕분에 제법 달달한 밤이 될지 모르겠다. 긴 밤 지새고 나면 또 어떤 달달한 하루가 기다리고 있을지... 아, 출근해야 하는구나.
2018. 10. 12.
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