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 호흡이 척척 맞아야 한다. 오른발, 왼발 박자가 착착 맞아야 한다. 어긋나면 넘어진다. 찰나 딴 생각하면 엎어진다. 잠시 곁눈질하면 자빠진다. 다리 모양만 봐도 누가 이길지 알 수 있다. 이런 놀이를 하는 건, 직장에서 화합과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으면 좋다. 숨소리만 듣고도 느낄 수 있다면 더 좋다. 이해하고 배려하면 앞으로 나아가기 쉽고, 대화하고 소통하면 더 빨리 나아갈 수 있고, 호흡까지 잘 맞다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사는 건 다 그렇다. 조직은 더 그렇다. 그런 걸 느끼고 깨닫는 시간이다.
경상대가 1948년 10월 20일 문을 연 지 70년이 되었다. 수많은 일이 일어났다. 어떤 건 기록됐고 어떤 건 잊혀졌다. 누구는 대학 덕분에 성장했고 어떤 사람은 대학의 그늘에서 쉬지 못하였을 것이다. 대학과 지역은 소통했지만 늘 부족했다. 이룬 일과 이루지 못한 일의 무게는 평형이다.
이제 다시 71년을 향해 달린다. 비행기처럼 날아오르든 우주선처럼 솟아오르든 그 시작은 소통과 대화이다. 땅을 박차 오르기 위해 호흡을 맞춰야 하고 박자를 맞춰야 한다. 목표는 좁고 높게 하고 실수는 줄여야 한다. 눈길은 멀리 두어야 한다. 중간중간 쉴 곳도 만들어야 한다.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루 동안 놀았다. 쉴 곳이었다. 놀았지만 느꼈다. 느낌은 서로서로 전달되어 깨달음과 다짐과 약속으로 굳어진다. 그런 하루였다. 새로운 각오가 되도록 오래오래 이어지길 빌어본다. 경상대 개교 70주년, 스스로 기쁨이고 보람이고 자랑이고 긍지이다.
2018. 10. 15.
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