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19일 산 내 인생 두 번째 자동차는 쎄라토이다. 함양 어느 곳에 술 사러 갔는데 차를 빤히 바라보던 주인이 "차종이 뭡니까?"라고 물었다. 처음 본다는 것이다.
17만 7782km를 달렸다. 한 달 평균 1297km씩 137개월 동안 큰 고장 없이 잘 견뎠다. 큰 사고는 없었지만 작은 접촉사고는 여러 번 일어났다. 덕분에 앞뒤 범퍼와 문짝 하나는 원래 것이 아니다.
아침 출근 거리는 7.3km이다. 몇 번 왔다 갔다 했는지 헤아릴 수 없다. 경기도 안산 처가도 한 해 서너 번은 갔다 온다. 서울은 물론 부산, 광주, 전주 같은 곳도 겁 없이 차를 몰고 간다.
최근 몇 해 동안 보험회사로부터 보험료를 되돌려 받았다. 보험가입 기간에 차를 적게 운전하는 사람에게 주는 혜택이다. 적게 타면 사고 확률도 낮다는 뜻이다.
올해는 보험료 환급이 없다. 보험사 기준으로 볼 때 너무 많이 탄 것이다. 산청, 하동, 남해, 사천, 창원 등지로 싸돌아다닌 때문이다. 왜 그렇게 싸돌아다녔을까. 극단 큰들 마당극을 보기 위해서였다.
재미있고 유쾌하고 즐겁고 행복한 마당극 관람은 안전운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 가는 길 오는 길은 늘 느긋하고 즐겁다. 그동안 작은 접촉 사고 한 번 없었다. 위험 순간도 없었다.
행복지수, 만족감, 자긍심이 높아진 상태라면, 보험회사가 우려해마지 않는 사고는 줄어들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 차를 몰고 마당극을 보러 갈 것이다. 누구든 태워 갈 것이다.
('싸돌아다니다'는 말은, <효자전>에서 큰아들 귀남이 한양으로 내의원 시험 보러 가면서 사고뭉치 동생 갑동에게 당부하는 말에서 따옴)
2018. 10. 4.
시윤
*사진은, 아침 출근 전과 후 운전한 거리를 잰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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