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키는 큽니다.
인간은 한참 우러러봐야 합니다.
높이는 아득합니다.
돌아가겠다 생떼 쓸 수도 없고 이건 무효다 하소연할 수도 없습니다.
높이는 권위입니다.
높이는 절벽입니다.
할 수 없다 체념하게 하는 그 무엇입니다.
저승사자 옷은 검습니다.
죽은 자는 눈이 멉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빨강 노랑 옷은 필요치 않습니다.
검정은 만져보아도 검정일 뿐이고 들어보아도 검정일 뿐입니다.
검정은 단단함입니다.
깨뜨릴 수도 없고 뛰어넘을 수도 없습니다.
저승사자 목소리는 우렁우렁합니다.
그 말에 감히 대꾸할 수 없습니다.
메아리로 울려퍼지는 근엄함, 엄숙함, 진지함 앞에 저절로 고개 숙이게 됩니다.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맥 못 추고 끌려갈 수밖에 없는 진리입니다.
저승사자 말은 두 마디입니다.
"이승에 미련일랑 갖지 말라"고 합니다.
눈물 나게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한 마디 더 합니다.
"자식은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것을 이제야 알겠느냐?"
지리산 흔들고 남해바다 울릴 지상 최고 금언입니다.
무릎 꿇게 하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저승사자는 삶의 끝에서 만나는 아름다움입니다.
높고 커서 아름답습니다.
검고 우렁우렁하여 아름답습니다.
숨막히는 아름다움의 결정체는 그 말의 진실성과 절박함에 있습니다.
절대 돌이킬 수 없는 인연의 끝입니다.
저승사자 역 이명기 명배우는 군대 갔습니다.
군대서도 저승사자 같은 유격 조교를 하고 있을까요?
그 자리를 대신하는 저승사자는 누구일까요?
높이와 색깔과 목소리는 어떨까요?
궁금합니다.
산청한방약초축제장에 가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손수건 꼭 챙겨 가시길 바랍니다.
[극단 큰들의 <효자전> 공연 일정]
9월 29일(토) 14:30 <효자전> 산청한방약초축제 마당극장
9월 30일(일) 14:30 <효자전> 산청한방약초축제 마당극장
10월 2일(화) 12:00 <효자전> 산청한방약초축제 마당극장
10월 3일(수) 14:30 <효자전> 산청한방약초축제 마당극장
2018. 9. 28.
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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