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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하고 소소한 일상

남해 미조 삼현식당

by 이우기, yiwoogi 2016. 6. 20.

남해 미조에서 밥 먹을 땐 꼭 '삼현식당'에 간다.

2004년 처음 갔으니 12년째이다.

자주 간 건 아니다. 고작 너덧 번이다.

그사이 주인도 바뀌었다. 지금 주인은 좀 멋지다.


이 집은 경상대 후원의 집이다.

처음 주인은 자녀가 경상대 학생이던 게 인연이었다.

바뀐 주인도 후원을 이어간다. 고맙다.

고마운 인연만으로도 삼현식당을 갈 만하다.


맛있다. 반찬을 보면 군침이 절로 돈다.

멸치회무침이 맛배기로 먼저 나온다. 절로 좋은데이를 찾는다.

바지락탕도 나온다. 마시는 것과 해장이 동시에 된다.

멸치쌈밥으로 배를 채운다. 갈치구이도 도톰하다.


미조수협 바로 뒤편에 있다. 찾기는 어렵잖다.

근처에 비슷비슷한 식당이 저마다 원조임을 자랑하며

성업 중이다. 집적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나는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삼현식당이다.


남해삼천포연륙교 건너자마자 멸치쌈밥집이 늘렸고

다들 맛있고 추천할 만한 밥집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연이 있는 삼현식당이 가장 좋다.

갈 때마다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배도 부르다.


갈치회무침, 갈치조림, 갈치구이, 갈치국

멸치회무침, 멸치조림, 멸치쌈밥, 고등어조림


멸치회무침 보자마자 "좋은데이 한 병 주이소"하니

"ㅎㅎ 그건 직접 갖다 잡수시다"라고 하신다.

그래서 웃고, 그래서 더 정겹다. 삼현식당.

이 집의 '삼현'은 과연 무엇, 무엇, 무엇일까...


아주머니는 월드비전, 꽃동네 같은 데도 후원하신단다.

"내가 조금 덜 먹으면 되지"라며 웃는다.

여기서 다 말하지 못할 삶의 철학도 엿보인다.

그래서 멋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고맙다.


2016.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