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저녁 횟집에서 회식을 했다. 반찬이 조금 찜찜했다.
다음날 아침 청국장을 먹었다. 낮부터 설사가 나서 고생했다.
저녁엔 오한까지 겹쳤다. 하루가 엄청 길었다.
병원 가서 진료 받고 약 지어 먹고 괜찮아졌다.
처음엔 횟집을 의심했으나 청국장도 수상하다. 결론은 없다.
5월 7일 조부모 산소 돌보다가 이름 모를 벌레에 물렸다.
밤부터 퉁퉁 붓고 가렵고 따가웠다. 8일엔 더욱 심해졌다.
9일 아침 병원 가서 진료 받고 주사 맞고 약 지어 먹었다.
얼굴에도 쐬었던지 꼴상사나운 모습도 보였다.
더욱 정성을 다하지 않은 데 대한 할무이의 꾸지람이다.
5월 9일 밤 늦도록 정신이 말똥말똥 잠이 오지 않았다.
주사 때문인지 약 덕분인지 몰랐다. 새벽 3시 30분 넘어 잠들었다.
저녁에 먹은 녹차라떼에 카페인이 제법 들었단 걸 다음날 알았다.
낮에는 녹차도 마셨으니 커피를 한 잔 마신 것과 같았을 것이다.
덕분에 동서고금 온갖 걱정과 염려는 혼자서 다해 주었다.
5월 9일 밤부터 10일 늦은 밤까지 딸꾹질이 멈추지 않았다.
글 좀 쓰려고 하면 딸꾹, 말 좀 하려고 하면 딸꾹!
물 마시고 나면 좀 낫다가 또 딸꾹(엄밀히 말하면 '딸꾹'이 아니다)
감꼭지차를 마시고 나서 조금 나아졌다가 지금은 멈춘 듯하다.
덕분에 이틀 동안 천천히 신중하게 말하고 글쓰려고 애썼다.
좋은 봄날 악재가 겹친다. 이 일들은 제각기 별개로 일어난 일이다.
더이상 이런 재미 적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조금이라도 움직일 때, 뭘 먹거나 마실 때, 말할 때마다
스스로 좀 조심하고 주의해야겠다고 다짐해 둔다.
몸은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깨달은 바 없지 않다며 웃어본다.
그동안 너무 생각없이 행동하고 개념없이 말하고
대책없이 먹어댄 데 대한 경고라고 받아들여 본다.
50년 동안 움직여온 기계라면 어디에라도 한두 번은
고장날 때 됐으니 닦고 조이고 기름치라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봄날은 길고 깨달음은 짧다. 또 한잔 생각나는 걸 보면...
2016.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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