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면에서 한번씩 보고, 팟캐스트에서 라디오칼럼을 몇 번 듣고서 한번 제대로 읽어야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7월에 읽을 책 목록에 들었다. 아참, 이 책 목록은 내맘대로 정한다. 알라딘 장바구니에 모았다가 버렸다가를 되풀이하다가 월말에까지 남은 댓 권이 다음달 읽을 책이 된다. 아무튼.
이 분 글 참 잘 쓰신다. 사회를 보는 눈이 투명하고 날카롭다. 따뜻하고 시원하다. 글 사이에는 서늘한 칼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거침이 없다. 현재 스코어 딱 절반을 읽었는데 잘하면 오늘 밤 <정도전> 하기 전에 다 읽을 듯하다. 참, 정도전 오늘 아니면 내일 죽게 생겼다. 신문에 주인공, 작가 인터뷰가 자주 나오는 것 보면 안다. 어쨌든.
이 책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쓴 신문칼럼과 2012년 방송한 원고 모음이다. 읽으면서, 미네르바 잡아가두고 광우병 쇠고기 반대 집회 때려잡고 용산재개발 반대 시위를 불구덩이에 처넣던 그 시기에 이런 글을 어찌 썼을까 싶다. 안 잡혀가고 용케 살아남은 것이다. 참, 그 이명박 할아버지는 요즘 어데서 뭣하며 숨쉬는지. 경북 모 대학에서 명예경영학박사 학위 받으려다 여론이 좋지 않아 눈치보고 있다던데. 나라 경영을 잘해서 경영학박사 깜냥이 된다는 말이렷다. 그것 참. 또 욕 나오려고 한다. 하여튼.
이 책에는 그의 명언도 더러 보인다. 밑줄을 그으며 읽는다는 말이다. 아무렇지 않은 일상 속에서 범상을 찾아내고 남들 다 옳다고 하는 가운데서 아니라고 목놓아 외친다. 이 책은 2012년 11월 나왔고 2쇄찍었다는 표시가 없는 것으로 봐서 초판이 아직 다 팔리지 않은 것 같다. 참, 요새는 초판을 몇 권이나 찍는지... 어쨌거나.
나로서는 지각 독서인 셈이다. 지금이라도 읽는 것은, 오늘로부터 가장 가까운 역사를 공부하자는 것이다. 현재 정부를 있게 한 몇 해 전 정부의 민낯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민낯이 벌건 대낮에 고개 빳빳이 들고 다닐 수 있게 한 그 앞의 잘못은 또 없었는지 되짚어보기 위함이다.
기자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쉽다. 교수 사람 글보다 쉽다. 대개 그렇다. 어려운 말을 잘 안 쓰고 문장을 배배 꼬지 않고 짧게 쓴다. 외국의 거창한 이론을 갖고 오지 않아도 설득당할 수밖에 없는 힘이 있다. 우리 삶 둘레에 엄청난 사실과 엄정한 진리가 있다는 것을 쉽게 풀어서 들려준다. 그것을 이 책은 증명해 보여 준다. 그래서 책 읽기가 즐겁다.
2014.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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