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몇 살 때 가장 무서운 꿈은
분명 제대했는데 다시 군대에 가 있는,
정말 개같은 악몽이었다
서른 몇 살 때 가장 무서운 꿈은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 또는
내 실수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있을 수 있는 악몽이었다
마흔 살 먹을 때 가장 무서운 꿈은
까닭없이 일터를 그만둬야 하는,
그래서 가족과 함께 비오는 날 이사를 해야 하는,
안타까운 악몽이었다
요즈음 잠잘 때 꾸지 말았으면 하는 꿈은,
아무리 꿈일지라도
이가 다 빠져버리거나
중풍이 찾아오거나
허리가 부러지거나 하는 것보다,
일하러 가고 싶지 않은데도
어김없이 출근을 하는 나를 바라보는 꿈같은 꿈이다.
2012. 9. 7.
'페이스북에서 퍼나른 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자놀이 (0) | 2014.02.17 |
---|---|
아침에 스마트폰으로 쓴 글이 사라져 버렸다 (0) | 2014.02.17 |
일상의 소중함 (0) | 2014.02.17 |
11월이 간다 (0) | 2014.02.17 |
미망 (0) | 2014.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