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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즐거움

홍인회 씨의 ‘토끼전의 고향을 아니?’

by 이우기, yiwoogi 2009. 11. 23.

경상대학교 출신 홍인회 씨, ‘토끼전의 고향을 아니?’ 펴내

‘엄마와 함께 떠나는 고전 여행‘…유용한 여행 가이드로도 충분

“일곱 가지 옛이야기의 배경이 된 곳 찾아가는 이야기 문화유산 답사 여행기”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출신 홍인회(42) 씨가 ‘엄마와 함께 떠나는 고전여행’이라는 부제가 붙은 ‘토끼전의 고향을 아니?’(배영교육, 224쪽)를 펴냈다. 이 책은 토끼전, 흥부전, 콩쥐팥쥐전, 홍길동전, 춘향전, 바보 온달, 심청전 등 일곱 가지의 옛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마을들을 직접 둘러본 이야기 문화유산 답사 여행기이다.

홍인회 씨는 전래동화의 고향을 여행하면서 옛이야기에 얽힌 역사적 사실도 알게 되고, 전래동화의 행간에 숨어 있는 옛 선조들의 마음까지 읽어내는 경험을 책에 담았다. 홍인회 씨는 20년 가까이 논술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친 노하우를 바탕으로 책을 구성했다. 각각의 옛이야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각각의 ‘고향’에서 알아나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점증적으로 사고력을 키우는 훈련까지 해나갈 수 있게 하는 ‘논술 지침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부모가 아이에게 이야기하듯 썼는데, 아이와 대화를 나눌 때 대화의 소재나 주제를 정하는 데 애를 먹는 부모라면 아이보다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또, 가족 여행 시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해 나갈지에 대한 방법을 터득하는 데 참고할 만하다.

홍인회 씨는 “논술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고전문학을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고전문학을 소재로 다양한 대화를 나눌 거리가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길잡이가 될 만한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하고 “내가 찾은 방법은 고전문학 해설서가 아니라, 고전문학이 전해 내려오는 마을을 아이와 함께 찾아가는 답사 여행이었다”며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책은 전래동화가 태어난 고향을 찾아 우리나라 곳곳을 여행하면서, 전래동화를 낳은 전설을 보고 듣고 더불어 그때 살았던 사람들의 숨겨진 소망도 헤아려 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마을들 중에는 ‘테마 파크’를 조성해 놓고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곳도 있다. 어떤 이야기는 오래된 절 마당에서 쓸쓸히 손님을 맞기도 한다. 고전문학의 소재가 된 실제 인물의 유적지에서 이야기 속 주인공을 체험해 볼 수도 있다.

홍인회 씨는 “전래동화는 그냥 읽으면 한낱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태어난 고향을 알고, 전설을 알고, 그때 살았던 사람들의 소망을 안다면 옥구슬이 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그렇게 캐낸 옥구슬들을 깊은 생각으로 꿴다면 전래동화는 보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이에게 조곤조곤 들려주듯 쓴 글은 편안한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대화하는 어투의 글을 따라 읽다 보면 상상의 세계가 넓게 펼쳐지고, 사고의 범위도 확장되고, 논리적인 생각의 틀도 갖출 수 있게 된다. 어떤 이에게는 여행(테마 여행) 가이드로서 유용하겠다. 짧은 여행길이라도 이 책 속 지명이 가까운 곳을 가게 되면 아이와 함께 들러보게 해주는 길잡이라 하겠다. 또 하나, 쉽게 풀어쓴 ‘우리 고전문학의 뿌리’를 분석한 책으로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