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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즐거움

‘한국 자본주의의 선택’

by 이우기, yiwoogi 2009. 11. 5.

 

경상대학교 백종국 교수, ‘한국 자본주의의 선택’

 

 

부제 : 국가공동체의 형성과 전망에 관한 정치경제학적 탐색

 

 

경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백종국(白鍾國·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한국 자본주의의 선택’(부제:국가공동체의 형성과 전망에 관한 정치경제학적 탐색)(620쪽·한길사)을 펴냈다.


책은 ▲공동체적 선택의 정치경제학 ▲한국 자본주의의 기원 ▲신중상주의적 산업화와 전개 ▲신중상주의의 성취의 요인들 ▲독재의 비용 ▲대한민국 천민자본주의를 선택하다 ▲민주연합과 발전전략 ▲역사적 대안으로서의 공동체적 자본주의 ▲다원적 공동체의 비전 ▲국제화 시대의 공동체적 자본주의 등 모두 10장으로 구성돼 있다.


백종국 교수는 독자들을 위해 ‘공동체의 새로운 선택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서론과 ‘새로운 발전전략으로서의 공동체적 자본주의’라는 제목의 결론을 본문 앞뒤에 배치해 놓았다. 백종국 교수가 이 책을 통해 주장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독자들이 감을 잡거나, 갈무리를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백종국 교수가 책 전체에서 일관되게 분석의 도구로 삼고 있는 것은 ‘매개의 변증법’‘지배연합’이다. 매개의 변증법(dialectic of mediation)이란 ‘매개의 관계에서 매개자가 매개의 본질보다 우선됨으로써 나타나는 모순의 과정’을 말한다. 지배연합은 ‘한 사회의 지배를 관철하려는 세력들의 연합’을 말한다.


책에서 백종국 교수는 대한민국 공동체가 선택한 자본주의 체제의 역사를 살피고, 앞으로 지향해야 할 체제의 비전을 제시한다. 백종국 교수는 자본주의 자체가 목적이 될 경우 공동체에 어떤 폐해를 끼칠 수 있는지 한국 자본주의 역사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또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지배연합은 어떤 세력이었으며, 이들이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하고 발전전략을 가졌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한국 자본주의 체제의 형성 과정을 성찰한다. 백종국 교수가 대안으로서 제시하는 공동체적 자본주의는 정치적으로 민주주의의 규범성을 존중하면서 경제체제의 유연성을 잃지 않는다. 시장의 효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하는 이 시대에 삶과 공동체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백종국 교수의 뚜렷한 역사인식·현실인식을 보여주는 문장이 책의 곳곳에 가득하다. 가령 ‘한국의 경제성장은 군사독재 때문이 아니라 군사독재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졌다’, ‘한국은 지금 진정한 공동체적 자본주의의 경로를 밟아감으로써 자신들의 안전과 복지를 보장하고 혼란에 빠진 인류의 미래에 귀감이 될 것이냐, 아니면 서구의 개인주의적 자본주의를 역사의 대세라고 추종함으로써 그 체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그대로 되풀이할 것이냐 하는 기로에 서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본의 자유를 막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자본의 방종을 허용하는 것도 잘못된 일이다’처럼.


백종국 교수는 서문에서 “이 책은 대학교에 갓 들어온 신입생 또는 젊은 청년들이 읽어주기를 바란다. 이들은 아직 한국의 자본주의에 대하여 체계적인 이해를 갖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단편적인 지식의 암기를 통해 잘못된 역사인식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그들은 한국의 미래이다. 그들의 역사적 선택이 미래의 현실이 될 것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책이 대학교의 강의교재로 훌륭한 내용과 체제로 이뤄져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백종국 교수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서반아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미국 UCLA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부터 경상대학교 정치행정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국제정치경제학, 중남미정치론, 비교산업정책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1999년에는 풀브라이트 교환교수로 미국 피츠버그 주립대학교에서 국제관계론을 강의했다. 시민운동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명선거실천시민협의회, 공의정치포럼 등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민주시민의 교양’을 비롯해 ‘경제민주화의 정치경제’(공저), ‘현대정치경제학의 주요 이론가들’(공저), ‘라틴아메리카 현대사와 리더십:페론에서 산디노까지’(공저), ‘멕시코 혁명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