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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하고 소소한 일상

개척자 교지 편집국 옛 동료들 만나자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by 이우기, yiwoogi 2008. 7. 23.

안녕하십니까? 정말 그동안 모두모두 안녕들 하신지요? 이렇게 오랜만에, 그것도 많은 선.후배님들에게 편지를 쓰려니까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고 가슴이 마구 떨리는군요. 8590계 있는 듯 없는 듯 흐지부지해지고 나서 한번 얼굴 보기 힘들어졌으니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다행히 하늘이 무심하지 않아 이렇게 또 연락을 드리고 만날 기회가 생겼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하지 않을지요?

 

할 말씀들이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섬진강 백사장 모래알보다 많은 사연들, 지리산 굴밤나무 이파리보다 많은 궁금증들을 하나하나 다 일일이 어떻게 묻고 대답할지요? 백두산 천지 물로도 다 씻지 못할 사무치는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풀어보고자 귀한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날짜와 시간 장소는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을 다 듣다가는 해를 넘길 것 같아 일방적으로 정하였습니다. 이, 얼마나 민주적인지요?

 

이미 문자로 대강 알려드렸습니다만, 다음 내용과 같이 오랜만의 개척자 모임을 하고자 합니다. 바쁘시거나 아이가 아프거나 휴가를 가거나 하는 등등의 이유가 있을 경우에는 꼭 굳이 참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니까 말이지요. 그러나 그러고 나면 꿈자리가 뒤숭숭해지거나 갑자기 설사병이 생기거나 잘 가던 자동차 발통이 구멍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야 우리들은 안 하지요.

 

날짜는 8월 2일(토)로 잡았습니다. 휴가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지요. 스무 명 정도 되는 사람이 다 모이기도 힘들뿐더러 다 모여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대강 핑계삼아 몇 분 정도는 빠져도 좋겠다 싶어 일부러 정한 날이랍니다^^. 이번 모임으로 끝날 게 아니니 말이지요. 시간은 오후 6시, 술시와 밥시가 딱 맞아떨어지는 시간이라고나 할까요. 밥을 안주삼아 먹는지 술을 국삼아 먹는지 모르게 하자는 복안이랍니다.

 

장소는 모교 정문 앞입니다. 구체적인 식당 이름은 아직 못 정했는데요, 보내드리는 메일을 보고 일단 참석 가능한 사람 숫자를 세어본 뒤 정하려고 합니다. 모교 앞으로 한 것은 교통의 사통팔달의 요충지인데다 모교를 떠나 오랫동안 가좌동을 찾지 못한 분께는 약간의 추억을 안겨드리고, 시간이 좀더 허락하는 분께는 캠퍼스 구경할 여유를 드리기 위해서랍니다. 또 방성철(89) 사는 집과도 가까우면 좋을 듯해서 말이죠.

 

모임에는 돈이 필요합니다. 1인당 5만원으로 하려고 합니다. 꼭 그러지 말라고 말려도 굳이 더 내고자 하는 분이 있던데 우리는 이런 분을 가리켜 훌륭하다, 멋지다, 잘생겼다 이렇게 표현들을 하곤 합니다. 1인당 할 때 1인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는 혹시 멋도 모르고 줄래줄래 따라오는 10살 미만 어린이만 해당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1인당에 가혹하게 포함합니다. 밥값 술값 쓰고 남은 돈으로 봉투에 넣어 방성철 집알이 때 쓸까 하는데 혹시 금액이 생각보다 적으면 추가 갹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니 미리미리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또 요즘 어쩌다 보니 형편이 영 힘들다 싶으시면 괜찮습니다. 그냥 오셔도 됩니다.

 

가족 동반이냐고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개척자 교지 편집국 출신 본인만 모이고 딸린 자식들의 경우 허용하는 것으로 합니다. 가뜩이나 모이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심히 우려되는데 거기에 '낯선' 얼굴 몇몇이 더 얽히고 설키면 집중의 효과가 반감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것도 거의 저 혼자 결정한 사안이므로 '아, 이게 민주적이구나' 여기시고 용서와 이해와 관용을 바랍니다. 현재 학생기자 대표 1명을 부를까 말까 고민중인데 이에 대해 의견을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전자우편을 받은 분들은 이번주 토요일(7.26.)까지 참석 여부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전자우편 주소를 끝내 알려주지 않은 분께는 미안하지만 따로 개별적으로는 연락을 드리지 못합니다. 혹시 아래 주소록에 전자우편 주소가 없는 분께는 동기분께서 알려주시든지 아니면 내버려두시기 바랍니다. 인생이란 가끔 냉혹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알 시기가 됐으니 말이지요.

 

그럼 재미없고 협박 비스무리한 편지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현재 85학번부터 시작해서 대강 92학번까지 파악한 주소록을 첨부하여 보내드리오니 참조하시고 그 사이에 누락된 분이 있으면 이우기한테 연락을 좀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8월 2일 최대다수가 모여 최대한의 고성방가로 최대한의 음주문화를 즐기며 약간의 그리움을 녹이도록 하입시다. 20000 /경상대 홍보실 근무하는 이우기 삼가 올립니다.